조국·이준석 '화색'에도…이낙연·심상정 낙선 충격파 제3지대

설상미 2024. 4. 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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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12석 확보로 조국 돌풍 입증
이준석 당선된 개혁신당, 새로운미래·녹색정의당 참패

22대 총선은 3지대 바람이 불었지만, 많은 정당 중 조국혁신당이 12석을 가져가며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10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총선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보며 박수를 치는 모습.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오는 22대 국회에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이 나란히 입성하면서 제3지대 정계 개편에 눈길에 쏠린다. 조국 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견제할 만한 당권 주자로 부상하면서 두 정당 간 거리 설정도 변수로 떠올랐다. 이준석 대표의 당선으로 고무된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을 견제하며 몸값을 높일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새로운미래와 녹색정의당은 '비례대표 0석'이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패닉에 빠졌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은 24.22% 득표율로 12석을 확보했다. 조국혁신당이 내세운 목표치 '10석+α'를 달성한 것으로, 선명한 검찰개혁 노선을 내세운 조국혁신당의 전략이 통한 셈이다.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투표로 인해 더불어민주연합에 쏠릴 야권 표심을 상당 부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면서 검찰개혁 독자 노선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선거 유세 내내 조국혁신당은 민주당과 합당은 없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 그러나 민주연합 일부 당선인 그리고 소수정당과 공동 교섭단체를 만들어 22대 국회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은 비명계 인사들이 총선 이후 조국혁신당에 대거 합류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만약 합당하게 된다면 조 대표가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영환 새로운미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과 박원석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중앙당사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새로운미래에서는 김종민 새로운미래 세종갑 후보만 생환했다./이새롬 기자

개혁신당은 '반도체벨트' 경기 화성을에 나선 이준석 대표의 당선으로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당초 상대 후보인 공영운 민주당 후보에 비해 열세로 평가됐지만,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개혁신당 비례대표 후보인 이주영 전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천하람 변호사가 함께 국회에 입성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탈당한 이 대표가 4수 끝에 국회 입성하면서 그의 정치적 체급도 커지게 됐다. '정권심판론'에 밀린 국민의힘이 개혁신당과 연대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연대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이 대표가 정부여당에 반감과 비판을 이어온 만큼, 순순히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주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대표는 당선 이후 "여당이 준엄한 민심의 심판을 받았다"면서 "바로 직전 전국단위 선거에서 대승을 이끌었던 그 당의 대표였던 사람이 왜 당을 옮겨서 이렇게 출마할 수 밖에 없었을까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께서 한 번 곱씹어보셨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정부여당을 겨냥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겸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경기 화성시을 후보가 11일 오전 화성시 여울공원에서 당선이 유력하자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새로운미래는 조국혁신당 바람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진짜 민주당'을 표방하며 탈당 후 창당한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는 비례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김종민 의원(세종갑)을 제외하고 지역구 후보들은 모두 낙선했다. 특히 광주 광산을에서 민형배 의원(76.09%)에게 크게 패한 이 대표(13.84%)의 정치 생명엔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오영환 새로운미래 총괄선대위원장은 "다른 정치 세력과의 통합을 말하기엔 때가 너무 이르다"면서도 "범야권의 모든 정당과 윤정부 폭주 실정 막아세우는데에는 연대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녹색정의당 선대위 해단식이 열리고 있다. 정의당은 3% 미만 득표율로 20년 만에 원외 정당이 됐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정계 은퇴를 시사했다. /녹색정의당 제공

스타 정치인 노회찬, 심상정을 배출한 녹색정의당은 정당득표율 2.14%를 얻어 최소 득표율(3%) 확보에 실패했다. 고양갑에 도전한 심상정 의원(4선)을 비롯해 정의당 지역구 도전자도 모두 낙선했다. 심 의원은 이날 "25년간 숙명으로 여기며 받든 진보 정치의 소임을 내려놓으려 한다"며 정계 은퇴를 시사했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유권자분들이 보여준 준엄한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오늘 이후 전반적인 토론과 실천, 시급한 차기 지도부 구성을 통해 새로운 진보정치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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