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과의 대결에서도 무시무시했던 ‘조커’···MVP의 자격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요키치

포스트업하는 니콜라 요키치. 덴버 | AP연합뉴스

서부콘퍼런스 1위를 다투는 강팀과의 대결에서도 ‘조커’의 위력은 대단했다. 니콜라 요키치(덴버 너기츠)가 서부콘퍼런스 1위 결정전이나 다름없는 경기에서도 무시무시한 위력을 발휘하며 개인 통산 3번째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사실상 굳혔다.

요키치는 11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볼 아레나에서 열린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2023~2024 미국프로농구(NBA) 홈경기에서 41점·11리바운드·7리바운드의 전방위 활약을 펼치며 덴버의 116-107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55승24패로 미네소타와 성적이 같았던 덴버는 이 승리로 56승24패가 돼 미네소타(55승25패)를 1경기 차로 제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가 덴버에 중요했던 이유는, 승리하면 잔여 경기 일정상 서부콘퍼런스 1위를 사실상 확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덴버는 정규시즌 종료까지 2경기를 남겨뒀는데, 그 상대들이 서부콘퍼런스 최하위인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13위 멤피스 그리즐리스다. 어지간히 못하지 않는 이상 덴버의 승리가 유력해 이날 경기만 잡아내면 미네소타를 밀어내고 2시즌 연속 서부콘퍼런스 1위라는 업적의 9부 능선을 넘을 수 있었다.

결코 만만치 않은 팀을 상대로 무시무시한 활약을 해내며 덴버를 서부콘퍼런스 1위로 가는 유리한 고지에 올린 요키치는 사실상 정규시즌 MVP를 굳혔다. 76경기에 출전해 평균 26.4점·12.4리바운드·9.0어시스트를 기록 중인 요키치는 최근 9주 연속으로 NBA 사무국이 발표한 MVP 후보 1위에 올랐다. MVP는 미디어 투표로 정해지기 때문에 사무국이 뽑는 순위가 효력은 없지만, 공신력 있는 기관이 매주 집계하는 만큼 충분한 참고 자료는 될 수 있다.

경쟁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댈러스 매버릭스의 루카 돈치치는 이번 시즌 평균 득점 1위(33.9점)에 9.8어시스트·9.2리바운드 등 개인 기록으로는 요키치에 결코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댈러스가 서부콘퍼런스 5위에 머물러 서부콘퍼런스 1위를 이끈 요키치에 비하면 팀 성적에서 밀리는 감이 없지 않다.

이번 시즌에 MVP를 수상하면 요키치는 2020~2021, 2021~2022시즌 2연패에 이어 MVP 3회 수상자로 NBA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된다. 1946년 출범한 NBA에서 MVP 3회 수상은 카림 압둘자바(6회), 빌 러셀, 마이클 조던(이상 5회), 윌트 체임벌린,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이상 4회), 모제스 말론·래리 버드·매직 존슨(이상 3회)까지 8명뿐이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로 한정하면 제임스 한 명만이 남는다.

요키치는 지난 시즌 MVP 3연패를 달성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MVP 3연패에는 기준이 더 엄격해야 한다는 보수적인 여론 때문에 조엘 엠비드(필라델피아)에게 영광을 내줘야 했다. 절치부심한 이번 시즌, 요키치는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시즌을 만들며 스스로 MVP의 자격이 충분함을 증명하고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