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퍼 단종' 논란 버거킹, 매각 위한 마케팅 '무리수'?

김소형 2024. 4. 11.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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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의 '와퍼 단종 마케팅'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편에서는 '불매 운동'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단기간 화제몰이로 반짝 실적은 올리겠지만 소비자 신뢰를 잃는 것은 물론 가격 인상을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특히 버거킹 운영사인 비케이알 지분 100%를 소유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가 버거킹 매각을 재추진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버거플레이션' 눈총 속 가격 추가 인상 위한 '꼼수' 의혹

지난 8일 "2024년 4월 14일 와퍼 판매를 종료합니다"라는 버거킹의 공지가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40년만에 대표 메뉴인 와퍼 판매를 종료한다면서 남은 한주 동안 마지막 와퍼를 만나보라는 공지에 고객들의 동요가 이어지고 있다. 와퍼 단종을 우려해 기프티콘 등을 미리 사놓은 고객들이 매장에 한꺼번에 몰리는 등 공지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그러나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치자 버거킹은 홈페이지에 "현재 와퍼의 판매를 종료하는 것은 맞다"며 "14일까지 현재 와퍼의 많은 이용 부탁드린다"고 재공지했다. '현재 와퍼'라는 표현으로 '리뉴얼' 가능성을 시사한 것. "쿠폰 및 기프티콘 등을 구매한 고객은 기존과 동일하게 이용 가능하다"고도 덧붙였다.

이같은 추가 공지에 대다수 소비자들은 '우롱당한 기분'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버거킹이 지난 1984년 종로 1호점 오픈시 선보인 와퍼는 한국 시장에서 40년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버거킹이 지난해 2만원에 육박하는 세트 메뉴를 선보이는가 하면 최근 2년간 세차례나 가격을 올리며 '버거플레이션(햄버거+인플레이션)'의 중심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만큼, '추가 가격 인상을 위한 리뉴얼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버거킹이 선보인 '콰트로 맥시멈 미트 포커스드 어메이징 얼티밋 그릴드 패티 오브 더 비기스트 포 슈퍼 미트 프릭' 세트는 최고 1만8500원 선이다. 2022년 초 6100원이던 와퍼 가격도 1년여만에 7100원으로 인상됐다.

이에 대해 버거킹 측은 11일 "가격 인상은 아니다"라면서도, 단종 및 리뉴얼 관련해서는 '아직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수익성 개선에 '몸집 불리기'까지…매각 재추진 전망

이같은 버거킹의 마케팅 논란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매각 재추진을 위한 무리수'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16년 VIG파트너스로부터 버거킹 운영사 비케이알 지분 100%를 2100억원에 인수한 어피너티는 버거킹의 수익성 악화로 고민이 깊었다. 2016년 107억원이었던 비케이알의 영업이익은 2022년 78억원으로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지난해 239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매출은 2022년과 비슷한 7453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년만에 3배 이상 늘어난 것.

버거킹 매각 실패 이후 절치부심했던 비케이알로선 매각 재추진의 동력을 얻은 셈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지난달 연 10%에 달했던 버거킹 인수금융의 차환(리파이낸싱)을 통해 이자율을 2%포인트 가량 낮추기에 성공했다. 지난해 1850억원이었던 인수금융 규모도 200억원 증액돼 2050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개선이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매장 확대도 또다른 관전 포인트다. 비케이알은 올해 2월 기준 480개에 달하는 버거킹 매장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부임한 이동형 대표가 일본 버거킹 매장 수를 빠르게 늘려나갔던 만큼 국내 매장도 본격 '몸집 불리기'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대표가 버거킹 재팬 대표로 부임한 2018년 이후 일본 버거킹 매장 수가 3배 가량 늘어났다는 것. 수익성 뿐 아니라 매장 수 등 규모도 매각가와 직결되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높다.

그러나 버거킹 측은 매각과 관련해서는 "현재로선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업계 관계자는 "버거 프랜차이즈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시그니처 메뉴에 '흠집'을 내게된 버거킹의 노이즈 마케팅이 향후 어떻게 작용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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