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이 돈 훔치고 계좌 조작 설정도···유죄 인정한 통역, ‘7억 달러의 사나이’도 마음 고생 털어낼까

윤은용 기자 2024. 4. 11. 23:2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타니 쇼헤이. AFP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의 전 통역인 미즈하라 이페이. 연합뉴스



전 통역 미즈하라 이페이에게 피해를 당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한 때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의혹에 연루된 것이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받았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도 ‘억울한 피해자’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마음의 짐을 벗어던지게 된 오타니가 점점 달아오르는 타격감을 어디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뉴욕타임스는 11일 미즈하라의 절도 관련 조사 관계자 3명으로부터 취재한 내용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발표된 금액 450만 달러보다 더 많은 돈을 훔쳤고, 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오타니의 금융계좌의 설정을 변경한 증거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돈을 이체할 때 오타니에게 ‘알림’이 뜨지 않도록 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대신 형량을 줄이는 유죄인정 형량 협상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인정했고, 그동안 벌어진 일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을 조사하는 연방 수사 당국은 이 과정에서 미즈하라가 당초 알려진 금액인 450만 달러보다 더 많은 금액을 훔쳤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돈을 훔치기 위해 계좌 설정을 변경한 사실에 대한 증거도 확보했다. 이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온라인을 통해 돈을 뺄 때 ‘알림’이 뜨지 않도록 조치, 오타니가 알 수 없게 했고 오타니가 직접 확인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되도록 변경했다.

미즈하라 이페이(왼쪽)와 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



미즈하라가 불법 스포츠 도박을 통해 진 빚을 갚은 것은 모두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미즈하라는 ESPN과의 최초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내 도박빚을 대신 갚아줬다”고 진술했다가 이후 오타니 측에서 강력하게 반발하자 인터뷰 내용을 모두 철회했다.

처음 스캔들이 불거졌을 때 오타니가 어떤 식으로든 금전 거래에 개입됐다면 스포츠 도박 관련 혐의에 연루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즈하라의 최초 주장대로 오타니가 빚을 갚아줬다 하더라도 직접 해당 계좌에 입금했다면 불법 도박에 법적으로 엮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즈하라가 오타니가 모르게 돈을 훔친 정황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오타니가 이 혐의에 연루됐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오타니는 서울 시리즈 도중 이 일을 겪고난 후 미국으로 돌아와 치른 3차례 시범경기에서 무안타에 그치며 미즈하라가 저지른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힘을 얻었다. 하지만 개막 후 9경기 만에 첫 홈런을 쏘아올리며 심적인 부담감을 어느 정도 내려놓는데 성공하더니, 이후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오타니는 11일 현재 15경기에서 타율 0.333, OPS(출루율+장타율) 1.012, 3홈런 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오타니는 역대 다저스 선수들 중 입단 첫 해 개막 첫 15경기에서 12개(2루타 8, 3루타 1, 홈런 3)의 장타를 쏟아낸 최초의 선수가 됐다. 특히 초반 페이스가 좋았던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의 타격감이 살짝 꺾이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타격감이 드디어 올라오면서 지난 시즌의 모습을 기대케 하고 있다. 오타니가 지난 시즌의 모습으로 돌아오면, 다저스 ‘MVP 3인방’이 낼 시너지 효과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