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사와 작별 앞둔 사비, 절묘한 용병술로 팀 승리 이끌다
사비 에르난데스(44·스페인) FC바르셀로나 감독은 올여름 이별을 앞두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스페인 라 리가 22라운드에서 비야레알에 3대5로 패하며 선두 레알 마드리드와 승점 차가 10점까지 벌어지자 “감독이기 전에 바르셀로나 팬으로서 지금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사령탑에서 물러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미드필더로 바르셀로나 전성기를 이끈 사비는 2021년부터 친정팀 지휘봉을 잡아 지난 시즌 라 리가 우승을 이끌었지만, 올 시즌엔 초·중반 라 리가 4위까지 처지는 등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에 크게 밀리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요즈음 분위기가 달라졌다. 사비의 바르셀로나는 라 리가에서 9경기 연속 무패 행진(7승2무)을 달리며 레알 마드리드(승점 75)에 8점이 뒤진 2위에 올라 있다.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성적은 더욱 돋보인다.
바르셀로나는 11일(한국 시각) UCL 8강 원정 1차전에서 파리 생제르맹(PSG)을 3대2로 물리쳤다. 사비의 절묘한 용병술이 돋보인 경기. 전반 37분 하피냐의 골로 앞서간 바르셀로나는 후반 3분 우스만 뎀벨레, 6분 비티냐에게 연속 골을 허용했다.
사비 감독은 분위기를 바꾸려고 후반 16분 페드리를 넣었는데 1분 뒤 페드리의 감각적인 로빙 패스를 하피냐가 왼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32분엔 사비가 2분 전 투입한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이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역전 골을 뽑아냈다.
이날 사비는 유스 출신 17세 듀오 공격수 라민 야말과 수비수 파우 쿠바르시를 과감히 선발로 기용하기도 했는데 두 선수 모두 제 몫을 다하면서 세대교체에도 박차를 가했다. 최근 조안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회장은 사임 의사를 밝힌 사비의 마음을 돌리려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23)은 이날 PSG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해 61분을 뛰었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다. 후반 6분 자신이 내준 공이 파비안 루이스를 거쳐 비티냐의 골이 되며 득점 장면에 관여한 이강인은 후반 16분 교체됐고, PSG는 1분 후 동점을 허용했다.
또 다른 8강 1차전에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로드리고 데폴, 사무엘 리누의 연속 골로 세바스티앵 알레가 한 골을 만회한 도르트문트를 2대1로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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