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삼중’ 오명 벗은 이준석, 대권주자급 무게감···“지금 과제는 지방선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마삼중’ 오명을 벗고 11일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당 지지율 견인으로 비례대표 후보 2석 당선까지 이끌며 개혁신당을 총 3석 원내정당을 만드는 저력을 보였다.
이 대표는 이날 4·10 총선 개표 결과 경기 화성을에서 42.41%를 득표해 당선됐다.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네 번째 도전해 거둔 쾌거다. 앞서 이 대표는 서울 노원병에서 3번 낙선해 ‘마삼중(마이너스 3선 중진)’이란 별명으로 불렸다.
이번 승리는 ‘기사회생’을 넘어 이 대표가 대선주자급 무게감을 지니는 계기로 평가된다. 화성을(동탄)은 더불어민주당이 역대 30%포인트 안팎 우세여서 국민의힘에선 ‘험지’로 불리는데, 여당 대표 출신인 이 대표가 제3정당 후보로 나서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승리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중도·무당층은 물론 여야 지지자까지 흡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발표된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남성 16.7%가 개혁신당을 지지해, 이 대표를 향한 ‘이대남’ 지지도도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천하람 국민의힘 비례대표 당선인은 이날 새벽 개표상황실에서 “개혁신당은 한국의 ‘마크롱’(프랑스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멋진 젊은 대선주자를 보유한 정당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개혁신당 지지율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도 분석된다. 인지도 높은 이 대표가 상대적으로 당선이 유력한 비례대표 ‘앞순번’ 출마 대신 지역구 경쟁을 선언하면서 대중적 주목을 이끌었다. 이후 손편지 형식 홍보물, 48시간 무박 유세 등 절실함을 담은 선거운동과 잇따른 상승세로 개혁신당 존재감이 더 또렷해졌다. 개혁신당의 최종 비례대표 득표율은 3.61%로, 비례 1·2번 당선으로 이어졌다.
개혁신당은 당선자 연령대가 가장 낮은 정당이란 특이점도 있다. 소아응급의학과 의사 출신인 이주영 당선인이 82년생, 이 대표 85년생, 천 당선인 86년생 순으로 모두 80년대생이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다른 덩어리 큰 정당은 80년대생과 90년대생 당선자들이 식빵 속 건포도처럼 조금씩 박혀있겠지만, 저희는 정당 자체가, 원내 활동 자체가 젊은 생각을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란 예고를 드린다”며 젊은 당 정체성을 부각했다.
다만 이 대표가 22대 국회에서 유의미한 의정 활동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민주연합이 175석, 조국혁신당이 12석으로 ‘패스트트랙’ 요건인 180석을 훌쩍 넘긴 상황에서 3석 개혁신당이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100석을 가까스로 웃돈 여당이 이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낼 수는 있다. 다만 이 대표는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과 연대 가능성’에 대해 “(개혁신당은) 야권”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 본인은 ‘대선주자’라는 평가를 조심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의회 입성으로 건물은 올렸으나, 지역 민심 조직화나 시장·구청장 등 기둥 역할을 할 지방자치단체 인물은 당에 아직 없다. 이 대표는 “지금 개혁신당에 주어진 과제가 있다면 대권보다는 지방선거”라며 개혁신당의 ‘기초 다지기’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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