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야구장 ‘직관 먹거리’, 이제 다회용기에 담는다

김보미 기자 2024. 4. 1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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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개 매장에 컵·그릇 등 10종
서울시, 반납함도 곳곳 비치
플라스틱 24톤 감축 기대

전국 체육시설 쓰레기 배출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야구장에서 다회용기(사진) 사용이 본격화된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프로야구 2024시즌이 끝나는 오는 11월까지 잠실야구장 내 플라스틱 일회용기를 쓰는 38개 식음료 매장을 대상으로 다회용기를 도입한다고 11일 밝혔다.

각 매장에서는 컵과 그릇, 도시락 등 용도·크기별 10종류를 갖춰 음식 등을 담아낼 예정이다. 반납함도 2층 11개, 3층 9개 등 구장 곳곳에 비치된다. 다회용기와 반납함은 모두 스카이코랄색으로 통일된다. 용기는 올 시즌에만 약 80만건이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용된 다회용기는 서울 지역 자활센터에서 수거해 세척한다. 일반 음식점 위생 기준(200RLU)보다 10배 높은 수준(20RLU 이하)으로 위생을 관리한다. 오염도를 나타내는 단위인 ‘RLU’(Relative Light Unit)는 물체에 묻은 유기화합물의 농도를 측정한 것으로, 청결할수록 수치가 낮다.

서울시는 80만건의 다회용기 사용 목표를 달성하면 약 24t의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야구장은 전국 스포츠시설 가운데 가장 많은 폐기물을 배출하는 장소다. 2018년 전국 체육시설에서 발생한 6176t의 쓰레기 중 35.7%가 야구장(2203t)에서 나왔다. 2021년 기준 전국 야구장에서 연간 3444t의 쓰레기가 발생했는데 이 중 잠실야구장이 86.7t을 배출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정규 시즌 가운데 8월24일~9월23일 잠실야구장에서 다회용컵과 다회용기를 시범 도입한 바 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이 기간 35개 경기를 치르며 5418개의 일회용기를 줄였다. 경기당 127㎏의 쓰레기를 감축한 것이다.

잠실야구장뿐 아니라 잠실실내체육관·잠실학생체육관·고척야구장·서울월드컵경기장·목동종합경기장·장충체육관 등 서울시가 운영 중인 7개 대형 경기장이 일회용품 퇴출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의회 분석 결과 7개 경기장에서 연간 2096t의 폐기물을 배출하는 데 다회용기가 전면 도입되면 약 1677t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쓰레기 감축 효과를 위해서는 관중들이 적극적으로 용기 회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지도를 높이고, 이벤트나 시범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녹색연합 측은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구단이 다회용기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지원해야 한다”며 “체육시설 내 식품접객업이나 휴게음식점업도 일회용품 사용 규제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잠실야구장 다회용기 사용을 위해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서울 연고 구단인 두산베어스와 LG스포츠, 다회용기 제작 지원사 아람코 코리아, 자활센터협회, 구장 식음료 판매사 아모제푸드 등이 12일 업무협약을 맺는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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