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숨통 트일줄 알았는데”…6월 가능성 사실상 제로라는 ‘이 소식’에 출렁
미국 금리인하 전망 약해져
달러당 1380원까지 떨어질수도
엔도 34년만에 최저인 153엔까지 추락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9.2원 내린 1364.1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1월10일(1377.5원) 이후 1년 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화값은 올들어 약세를 나타내며 줄곧 13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350원선이 뚫렸고, 일주일여만에 다음 지지선인 달러당 1360원선마저 무너졌다.
이날 원화가치가 급락한 이유는 미국 기준 금리 조기 인하 기대감이 깨졌기 때문이다. 전날(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돈 3.5%를 기록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2월 CPI가 예상보다 견고했는데도 계절적 요인 등을 거론하면서 의미를 축소해온 까닭에 시장은 3월 CPI를 주목했지만 결과적으로 연준이 틀린 셈”이라며 “6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산산조각 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원화 가치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도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사실상 제로(0)이고 7월에도 인하가 어렵지 않겠냐는 시장의 실망감이 원화값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날 원화값은 장중 한 때 1365.0원까지 떨어지면서 당국 개입 경계감이 커졌다. 다만 외환시장 관계자는 “원화만 약한 상황이 아니라 엔화와 위안화도 동반 약세라 당국이 달러 매도 등 개입에 나설 유인은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기 전까지 원화 가치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명확한 신호를 줘야 원화는 물론 엔화 약세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게 외환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그러나 ‘물가 쇼크’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7월 또는 9월 이후로 예상하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여기에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점도 문제다. 유가 상승 압력을 높여 미국 인플레이션을 부추김과 동시에 에너지 수입비중이 높은 아시아 통화에 약세 압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잠재해 있지만 향후 물가지표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 지연은 원화 약세 부담을 높여 원화값이 138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닛케이는 달러당 엔화가치도 이달 155엔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원화와 엔화가 동반약세를 보임에 따라 100엔당 원화값은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891.13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모습이다. 이는 전 거래일인 9일 같은시간 기준 892.06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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