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장르·플랫폼 다변화… 개발·실적 ‘두 토끼’ 잡는 체제 구축

김건호 2024. 4. 1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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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게임사 부진 탈출 ‘승부수’
2023년 게임산업 매출 11% 줄면서 ‘위기’
넥슨·엔씨소프트 첫 공동대표 체제로
게임 개발·신성장 동력 확보 동시 추진
주력 MMORPG 벗어나 장르 다양화
IP 활용 게임에 PC·콘솔로 확장 나서
엔씨, AI개발로 사업 다각화 ‘스타트’
위메이드, 블록체인 사업 선두주자로

게임 시장 규모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쪼그라들었다. 한국인의 게임 이용률은 전년보다 11%포인트 넘게 급감했고, 지난해 국내 게임산업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1% 감소하면서 20조원선이 무너진 것으로 추정됐다.

해답은 게임 그 자체에 있다. ‘K게임’사들은 지금까지 주요 매출처였던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MORPG)에서 벗어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과 캐쥬얼 게임 등 장르 다양화에 나서는 한편 내실을 다지기 위한 공동 및 각자 대표 체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특히 인공지능(AI) 활용에서부터 연구개발(R&D)센터 건립, 가상화폐에 이르기까지 사업 다각화에 나서면서 다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베타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엔씨소프트의 '쓰론 앤 리버티'. 엔씨소프트 제공
◆공동대표체제로 개발과 내실 동시 추구

11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업계는 게임개발과 함께 실적 부분 개선 및 내실을 다지기 위해 공동대표 체제를 선언하고 나섰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창사 이래 처음 공동대표 체제를 통해 선택과 집중, 즉 개발과 내실을 동시에 다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넥슨은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의 공동대표 체제로 사령탑을 꾸렸다.

또 엔씨소프트는 지난 3월 창사 이래 최초로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했다. 김택진 공동대표는 핵심 사업인 게임개발과 글로벌 협업 확대에 집중하고, 박병무 공동대표는 지속 성장을 위한 내부 역량 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새로운 체제 아래 엔씨소프트는 각 공동대표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 △AI 기술 활용 혁신 △국내외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에 목표를 두고 집중한다. 이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강화하는 중장기적 컴퍼니 빌딩 전략을 가속한다.

넷마블도 김병규 경영기획 담당 부사장이 신임 대표에 취임하면서 각자 대표 체제를 선언했다. 권영식 대표는 계속 사업 총괄 역할을 수행하고, 김 대표는 회사 경영을 맡는다. 여기에 도기욱 대표는 이전에 맡았던 최고재무책임자(CFO) 직무를 수행해 사업과 개발, 실적을 동시에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컴투스도 대표이사를 변경했다. 기존 이주환 대표가 게임 개발 부분을 맡고, 남재관 경영전략부문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에 취임해 투톱 경영 체제를 구축한다.
5월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는 넷마블의 기대작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넷마블 제공
◆MMORPG 넘어 IP 활용·장르 다양화로

게임사들은 지금까지 주력 분야였던 MMORPG 장르를 넘어 각종 성공 IP를 활용한 게임에서부터 캐쥬얼 등 장르의 다양화에 나섰다. 이를 통해 게임 유저들의 저변을 확대해 게임이용률을 올리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도 K게임의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넷마블은 드라마와 웹툰 등 성공 IP를 활용한 신작을 대거 내놓는다. 이미 대중성을 인정받은 IP를 활용해 위험부담을 줄이는 한편 글로벌 팬덤을 확보하겠다는 게 넷마블의 계획이다. 넷마블이 내놓는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은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대형 MMORPG로, 이미 사전등록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여기에 글로벌 누적 조회 수 143억뷰를 자랑하는 ‘나 혼자만 레벨업’ IP를 기반으로 한 첫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는 사전등록자 500만명을 넘어섰다.

컴투스는 방탄소년단 캐릭터 IP를 활용한 요리시뮬레이션 게임 ‘BTS 쿠킹온: 타이니탄 레스토랑’의 서비스를 예정하고 있다.
IP활용과 함께 게임사들이 꺼내 든 카드는 모바일에서 벗어나 PC와 콘솔기기 등 플랫폼 확장이다. 넥슨은 PC 플랫폼에서 콘솔까지 연계한 집약된 개발력으로 서구권 유저들의 마음을 잡는 데 집중한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PC뿐만 아니라 콘솔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등을 지원하며 폭넓은 플레이 경험을 제공한다. PC 및 콘솔 기반의 싱글 패키지 게임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통해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도 이어간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소울’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 BSS’와 ‘오픈월드 MMO 슈팅’ 장르의 ‘LLL’, 대규모 전쟁 기반의 전략 게임으로 다양한 전술 구사가 가능한 ‘RTS’ 장르의 ‘프로젝트G’ 등이 이용자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AI부터 M&A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K게임

게임사들은 AI에서부터 블록체인 등 다양한 사업에 나서며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일 기공식에 나선 RDI 센터를 통해 게임개발과 AI개발의 중추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RDI 센터는 ‘Research’(연구), ‘Development’(개발), ‘Innovation’(혁신)의 약어로, 게임과 기술의 글로벌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다짐과 도전의 의미를 담았다.

엔씨소프트는 소니와 아마존,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및 게임 기업들과 협업을 강화하며 해외 게이머들의 니즈를 공략할 예정이다. 특히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AI 연구조직을 꾸리며 ‘AI 선두주자’로 꼽히는 엔씨소프트는 AI 기술 개발과 활용에도 집중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업계 최초의 언어모델 ‘VARCO LLM’, 생성 AI 기반 창작 도구 ‘VARCO STUDIO’, UX 증진을 위한 AI 서비스 ‘VARCO Service’ 등 AI 기술을 게임에 접목해 개발 및 운영 과정의 효율화를 이뤄내고 있다.

지난해 게임업계의 관심을 받은 블록체인 사업은 위메이드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메인넷 ‘위믹스3.0’ △위믹스 생태계 기축통화 스테이블 코인 ‘위믹스달러’ △탈중앙금융 서비스 ‘위믹스파이’ △DAO(탈중앙화 자율조직) 및 대체불가능토큰(NFT) 플랫폼 ‘나일’ 등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통해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블록체인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위믹스 플레이를 중심으로 전 세계 블록체인 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꾸며 블록체인 시장에서 게임 산업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게임사 최초로 한국경제인협회에 가입했다. 위메이드는 글로벌 블록체인 선도 기업으로서 한국 기업의 세계적 위상을 드높이고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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