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4216일 기다렸다' 6이닝 8K 환상투, 류현진 99승 달성... 한화 5연패 끊고 두산 3-0 제압 [잠실 현장리뷰]
한화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친 류현진의 활약 속에 3-0 승리를 거뒀다.
류현진이 등판했던 LG와 개막전에서 패배를 맛봤던 한화는 이후 7연승을 달리며 신바람을 냈지만 지난 5일 고척 키움전에서 류현진의 고전 이후 5연패 수렁에 빠졌다.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등판한 류현진의 환상적인 투구 속에 연패를 끊어내고 한화는 9승 7패를 기록했다.
앞서 2패를 떠안았던 류현진은 2012년 9월 25일 잠실 두산전 이후 무려 11년 6개월여 만에, 정확히는 4216일 만에 KBO리그에서 승리를 거뒀다. 평균자책점(ERA)은 8.26에서 5.85로 수직낙하햇다.
반면 두산은 2연승 후 다시 패하며 우세 3연전을 챙기는데 만족해야 했다. 시즌 성적은 7승 10패가 됐다.
이날 잠실구장엔 평일 경기임에도 무려 2만 2157명이 찾았다. 매진 기준인 2만 3750석을 모두 채우진 못했지만 류현진의 승리를 갈망하는 팬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는 수치였다. 내야 측 관중석은 가득 찼고 외야에도 한화 응원단이 더 빈틈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
KBO리그를 정복하고 통산 98승을 달성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MLB)에서도 ERA 1위에 오를 만큼 정상급 투수로 승승장구했다. 지난 시즌 팔꿈치 수술을 받고도 복귀해 건재를 알렸다. MLB 구단들의 러브콜에도 다년 계약도 마다하고 친정팀에 복귀했다. 한화는 류현진에게 KBO 역대 최고액인 8년 170억원 계약을 안겼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면서도 극찬일색이었으나 뚜껑을 열자 다소 아쉬웠다. 개막전 패 후 2번째 경기에선 준수한 투구를 펼쳤지만 지난 5일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9피안타 9실점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그를 향한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기 시작했다.
경기 전 최원호 한화 감독은 ""(본인이) 컨디션이 좋다고 하니까 믿어봐야 한다. 그런 선수들이야 몸에 문제만 없으면 된다"며 70구 이후 반복되는 난조에 대해 "체력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공교롭게 그렇게 됐는데 일단 타자를 상대하는 패턴은 조금 변화를 주려고 생각하고 있다. 투구수는 조금 더 지켜봐야 되지 않을까. 물론 70구에서 100구 사이 구간에 대한 적응은 류현진 뿐만이 아니고 선발 투수들이 아직까지는 적응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구간에서 급격히 (힘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할 때는 아니다. 5월 정도 됐는데도 계속 그러면 그건 한 번 심각하게 생각을 해봐야 한다"며 "아직까지는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류현진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타격 코치와 선수들이 전력 분석을 잘 했을 것"이라면서도 "워낙 좋은 투수다. 비록 지금은 승리가 없지만 강약 조절이나 ABS(자동 투구판정 시스템)을 고려했을 때 굉장히 영리한 피칭을 하지 않을까 생각하기에 나름대로 대비를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갑내기 친구인 양의지 또한 10일 "우선 메이저리그를 다녀오고 정말 대단한 친구라고 생각한다"며 "다시 와서 같이 경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우선은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1회말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타자 김태근을 상대로 1루수 팝플라이로 잡아냈고 2번 허경민에게도 파울 타구를 유도했고 1루수 안치홍이 다이빙을 하며 잡아내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연패 탈출과 류현진에게 승리를 안겨주기 위한 뚜렷한 의지가 나타난 장면이었다. 류현진은 안치홍에게 박수를 보냈다. 양의지는 간단히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류현진의 몸쪽 속구에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가 연달아 부러졌다. 얼마나 강한 힘이 실려 있는 투구인지 알 수 있었다.
2회엔 김재환이 류현진의 초구 커브를 때렸지만 중견수 뜬공이 됐다. 강승호에겐 볼카운트 0-2에서 잇따라 커터를 던지더니 결정구 바깥쪽으로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양석환과 승부에서 보더라인을 살짝씩 벗어나는 공을 던졌지만 카운트가 되지 못했던 류현진은 볼넷을 허용했다. 박준영에겐 연속으로 체인지업을 던졌고 결국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아냈다.
4회초 한화 타선이 류현진에게 귀중한 한 점을 더 선물했다. 채은성의 볼넷에 이어 안치홍이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채은성이 발 빠르게 움직여 홈을 밟았다. 2-0.
4회 허경민을 상대로 다시 한 번 삼진을 잡아냈다. 좋았을 때의 투구 그대로였다. 속구와 커터, 커브를 고루 쓰며 유리한 카운트에 도달한 류현진은 우타자 바깥쪽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던졌다. 타이밍을 놓친 허경민은 헛스윙 삼진.
양의지를 상대로 연속으로 낙차 큰 커브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아냈다. 양의지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고 류현진도 글러브로 얼굴을 가리기 웃었다. 0-2에서 바깥으로 빠져 나가는 체인지업을 다시 던졌고 양의지가 방망이에 공을 맞혔지만 힘 없이 맞은 땅볼 타구는 2루수 글러브로 향했다. 김재환에겐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내줬지만 강승호를 낮은 체인지업으로 다시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5회에도 만난 양석환에겐 삼구삼진을 잡아냈다. 볼카운트 0-2에서 몸쪽 속구로 허를 찔렀다. 박준영에겐 5구 연속 체인지업을 던지며 유리한 카운트를 가져갔고 속구로 시선을 흔들더니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으며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김기연에게 이날 첫 안타를 맞았다. 이어 김대한이 끈질기게 커트 플레이를 펼쳐 9구 승부를 벌였다. 4구부터 연속 4구 체인지업을 뿌렸던 류현진은 박준영과 승부 때와 마찬가지로 속구 뒤 커브로 완벽히 타이밍을 빼앗았다. 김대한은 헛스윙 후 중심을 잃고 빙글빙글 돌았다.
첫 타자 김태근을 중견수 뜬공으로 가볍게 돌려세운 류현진이지만 허경민의 평범한 우익수 방면 뜬공을 페라자가 포구하지 못했다. 포수 최재훈이 마운드에 올라 류현진을 진정시켰지만 이후 힘 실린 류현진의 속구가 바운드되며 주자가 2루까지 진출했다.
득점권에서 양의지를 만난 류현진은 당황하지 않았다. 변화구로 침착하게 카운트를 늘렸고 몸쪽 속구로 우측 방면 뜬공 타구를 유도했다. 실책 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던 페라자는 두손을 모아 포구를 하며 집중력 있게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좌타자 김재환에겐 1,2구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좌타자를 상대로 좀처럼 구사하지 않는 구종이지만 그만큼 이날 류현진은 체인지업에 자신이 있었다. 이전 경기들과 달리 완벽히 제구가 됐고 궤적도 흠잡을 데 없었다. 결국 김재환은 속구에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날 잡은 탈삼진 9개 중 결정구는 5개가 체인지업이었다. 2개는 속구로 허를 찌른 루킹삼진이었고 커브가 하나였다. 그만큼 류현진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완벽했다. 이전 경기까지 위력을 보이지 못했던 체인지업이 살아나자 얼마나 류현진이 위력적인 투수인지를 두산 타자들이 몸소 체감했다.
7회 장시환에게 공을 넘겼다. 장시환과 한승혁, 주현상이 1이닝씩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타선에선 8회 한 점을 더 달아나며 승리를 확정했다. 한화의 연패를 5경기에서 끊어내는 동시에 류현진에게 소중한 1승을 안겨주며 완벽한 엔딩을 그렸다.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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