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패-패-패-패-RYU' 괴물의 컴백! 류현진, 4216일 만에 韓 통산 99승 수확…'안치홍 2타점' 한화, 두산 잡고 5연패 탈출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친정' 한화 이글스로 돌아온 류현진이 4경기 만에 복귀 첫 승을 손에 넣었다. 지난 2012년 9월 25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무려 4216일 만에 맛본 승리. 특히 팀이 5연패에 빠져있었던 탓에 이 승리는 더욱 값진 승리로 연결됐다.
한화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3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3-0으로 승리하며 길고 길었던 5연패의 늪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 선발 라인업
한화 : 최인호(좌익수)-요나단 페라자(우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지명타자)-문현빈(2루수)-이진영(중견수)-최재훈(포수)-이도윤(유격수), 선발 투수 류현진.
두산 : 김태근(중견수)-허경민(3루수)-양의지(포수)-김재환(좌익수)-강승호(2루수)-양석환(1루수)-박준영(유격수)-장승현(포수), 선발 투수 브랜든 와델.
▲ 3전 4기. 드디어 '코리안 몬스터'가 돌아왔다
빅리그 오퍼를 거절하고 8년 170억원의 계약을 통해 '친정'으로 돌아온 류현진은 시범경기에서 2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훌륭한 성적을 남기며 '코리안 몬스터'의 귀환을 알렸다. 그런데 이 좋은 흐름이 정규시즌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한화의 '개막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등 지난달 23일 LG 트윈스를 상대로 3⅔이닝 동안 5실점(2자책)으로 부진하면서, 복귀 첫 등판에서 패전을 떠안았다.
류현진은 이후 KT 위즈를 상대로 6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9개나 솎아내는 등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는데, 당시에는 타선이 류현진을 도와주지 않았다. 그리고 직전 등판은 최악이이었다. 류현진은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4⅓이닝을 던지는 동안안 KBO리그 커리어 내에서 가장 많은 9실점(9자책)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남겼다. 지난 세 번의 등판에서 2패 평균자책점 8.36으로 크게 부진했던 류현진은 다시 한번 복귀 첫 승과 KBO 통산 99번째 승리를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이전 등판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야말로 압권의 투구였다. 류현진은 1회 경기 시작부터 김태근-허경민-양의지로 이어지는 두산의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경기를 출발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류현진은 2회 선두타자 김재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강승호를 상대로 131km 체인지업을 위닝샷으로 구사해 첫 번째 삼진을 뽑아냈다. 이후 양석환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첫 출루를 허용했지만, 박준영을 상대로 132km 체인지업을 선택, 다시 한번 삼진을 뽑아내며 순항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3회 장승현을 146km 직구로 삼진, 김대한을 우익수 뜬공, 김태근을 147km 직구로 삼진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그리고 4회에에는 선두타자 허경민을 삼진으로 묶어낸 뒤 양의지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늘려나갔다. 이후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주게 됐지만, 강승호에게 위닝샷으로 133km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을 이끌어내면서 4이닝 '노히트' 투구를 완성했다. 그야말로 '코리안 몬스터'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완벽한 투구였다.
류현진의 노히트 투구는 5회에 종료됐지만, 이날 완벽했던 투구에 큰 영향은 없었다. 이닝이 시작됨과 동시에 첫 타자 양석환을 146km 삼진으로 얼어붙게 만든 류현진은 후속타자 박준영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 4⅔이닝 노히트를 기록했다. 이때 파울볼에 맞아 교체된 장승현을 대신해 출전한 김기연을 상대로 2구째 130km 체인지업을 공략당해 첫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류현진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이어 나온 김대한을 113km 커브로 요리하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투구수가 80구를 넘기면서 조금은 힘이 떨어져 보였던 류현진은 6회에도 한화 팬들의 뜨거운 함성 속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첫 승 요건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다. 류현진은 첫 타자 김태근을 뜬공으로 잡아낸 뒤 허경민의 뜬공 때 우익수 요나단 페라자의 실책이 발생하는 등 첫 실점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양의지와 김재환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가장 강력한 타선을 상대로 모두 우익수 뜬공을 유도하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 7회부터 마운드를 불펜에 넘기고 교체됐다.
이날 류현진은 6이닝을 던지는 동안 투구수 94구,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KBO리그 복귀 첫 승을 손에 넣었다. 이는 지난 2012년 9월 25일 잠실 두산전 이후 무려 4216일 만의 승리이자 류현진의 KBO리그 통산 99번째 승리였다.
▲ 두산 에이스 무너뜨린 한화의 방망이, 불펜의 탄탄한 투구까지 완벽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이 총 세 번 등판하는 과정에서 단 1승도 손에 넣지 못한 이유는 다양했다.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했던 것과 타선의 지원이 미비했던 것, 그리고 류현진이 갑작스럽게 난타를 당했기 때문. 이날 한화 타선은 넉넉하지 않지만, KBO리그 복귀 이후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고 있는 류현진의 어깨에 힘을 실었다. 특히 이 점수가 현재 KBO리그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는 브랜든에게 뽑아냈던 것이었기 때문에 2점의 지원은 매우 크게 느껴졌다.
한화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류현진에게 지원사격을 안겼다. 한화는 1회초 선두타자 최원호가 두산 선발 브랜든의 4구째 148km 직구를 공략, 좌익수 방면에 2루타를 터뜨리며 물꼬를 텄다. 이후 요나단 페라자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흐름이 끊기는 듯했는데, 여기서 해결사가 등장했다. 후속타자 노시환이 1B-1S에서 브랜든의 3구째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꽉차게 들어오는 147km 직구를 공략,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뽑아냈다. 그리고 이때 2루 주자 최인호가 홈을 파고들면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후 한화는 브랜든의 역투 속에 추가점을 뽑아내지 못하는 흐름이었는데, 4회 한 점을 더 보탰다. 이번에도 채은성이 브랜든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는 등 선두타자가 출루에 성공하면서 득점이 만들어졌다. 한화는 이어지는 무사 1루에서 안치홍이 브랜든의 4구째 133km 체인지업을 공략, 이 타구는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로 연결됐고, 1루 주자였던 채은성이 2-3루 베이스를 지나 홈까지 질주하면서 2-0으로 간격을 벌렸다.
에이스들의 맞대결이 벌어졌던 만큼 이 2점은 매우 컸다. 그리고 한화는 이 귀중한 점수를 끝까지 지켜냈다. 한화는 류현진이 6이닝 무실점으로 에이스로서 제 몫을 다한 뒤 본격 불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마운드에 오른 것은 장시환. 장시환은 선두타자 강승호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이닝을 출발했으나, 후속타자 양석환을 병살타로 묶어낸 뒤 박준영을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7회를 무실점으로 매듭지었다.
그리고 한화는 경기 후반 승기에 쐐기를 박았다. 한화는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채은성이 이날 1군으로 돌아온 두산의 홍건희를 상대로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냈다. 이후 홍건희 폭투에 2루 베이스에 안착하면서 한화는 득점권 찬스를 손에 넣었고, 이번에도 안치홍이 홍건희 6구째 132km 슬라이더를 받아쳐 2루 주자를 불러들이며 승기에 쐐기를 박았다.
한화는 8회 한승혁이 장시환에게 바통을 이어받아 김기연-김대한-김태근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했다. 그리고 9회말에는 '마무리' 주현상을 투입해 실점 없이 경기를 매듭지었고, 4216일 만에 거둔 류현진의 승리가 한화의 5연패 탈출로 연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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