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자축 않고 차분함 유지
해단식서 ‘겸손함’ 강조
4·10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차분한 분위기로 선거 다음날을 맞았다.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는 낮은 자세로 소감을 밝히며 당선인 등에게 겸손을 당부했다.
민주당과 비례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은 이날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합동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열었다. 배경 스크린에는 “국민 뜻 받들어 민생을 살리겠습니다!”가 내걸렸다. 이 대표는 해단식에서 덤덤한 표정으로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들의 위대한 승리”라며 몸을 낮췄다. 2분30초간의 발언이 끝난 뒤엔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 숙여 감사를 표했다. 그는 “민주당에 과반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국민께서 행사하신 한 표 한 표에 담긴 소중한 뜻을 민주당이 전력을 다해 받들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낮은 자세를 당부했다. 그는 당선인들을 향해 “당의 승리나 당선의 기쁨을 즐길 정도로 현재 상황이 녹록지가 않다”며 “선거 이후에도 늘 낮고 겸손한 자세로 주권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선거 기간 내내 정권심판론을 내세웠던 이 대표는 이날은 정부·여당에 대한 언급도 조심했다. 이 대표는 “이제 선거는 끝났다. 여야 정치권 모두가 민생·경제 위기 해소를 위해 온 힘을 함께 모아야 하겠다”고 했다.
또 “민주당은 당면한 민생 문제 해결에 적극 앞장서겠다”며 “대한민국을 살리는 민생 정치로 국민의 기대와 성원에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찬·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도 담담한 표정으로 소감을 밝혔다. 이 선대위원장은 “야당도 이번 승리에 도취해 오만하면 절대로 안 된다”며 “국회의원이 됐다고 해서 말을 함부로 하거나 겸손하지 않은 말을 할 때 지금의 깨어 있는 국민들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선대위원장은 “민주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윤석열 정부의 무능력, 무책임, 무비전을 심판해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이 워낙 강했기 때문”이라며 “민주당도 심판을 넘어 책임과 대안을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조속한 시일 내에 제1야당의 이재명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다 같이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한껏 숙이며 해단식을 끝맺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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