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TK 25석, 민주당은 호남 28석 싹쓸이…‘지역 양극화’ 여전
민심은 4·10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를 매섭게 심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1일 발표한 총선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의석 161석을 차지하며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의석 14석을 포함하면 175석으로 22대 국회에서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견제할 수 있는 입법권을 쥐게 됐다. 국민의힘은 지역구·비례대표(국민의미래) 의석을 합해도 108석에 그쳤다. 개헌·탄핵 저지선(100석)을 가까스로 지켰을 뿐이다. 집권 2년 만에 역대 최악의 참패를 당한 집권여당과 임기 내내 여소야대 정국에 놓인 윤석열 정부는 ‘위기의 3년’을 맞게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122석 중 102석(서울 37석, 인천 12석, 경기 53석)을 얻었다. 국민의힘은 서울 동작을과 서초·강남, 인천 동·미추홀을, 경기 분당갑 등 19곳에서만 승리했다. 캐스팅보트 지역인 대전·충청권에서도 전체 28석 중 민주당은 21석, 국민의힘은 7석을 얻어 여야 희비가 갈렸다.
이번 총선 결과를 2년 전 대선과 비교해 보면 분노한 민심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다. 경향신문 인터랙티브팀 분석 결과, 2022년 대선 때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민심이 대거 등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윤석열 후보는 254곳 중 136곳에서 이겼지만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곳은 90곳에 불과하다. 영남권도 지난 대선에 견줘 약 10~20%포인트 지지를 철회했다.
민주당도 압도적 의석에 담긴 민심의 뜻을 진지하게 헤아려야 한다. 지역구 선거는 이겼지만 더불어민주연합의 정당 득표율은 26.69%로 국민의미래(36.67%)보다 낮다. 심판을 넘어 대안 정당의 신뢰를 주지 못하면 175석은 기회가 아닌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영호남은 반분됐다. 국민의힘은 대구·경북 전 지역구(25석)를, 민주당은 호남 28석을 싹쓸이했다. 거대 양당의 진영 대결이 지역 양극화의 깊은 상처를 남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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