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적중 못한 출구조사
4·10 총선에서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가 큰 틀에서는 맞았지만 주요 격전지에서는 예측이 빗나갔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이 출구조사 정확도를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11일 개표 결과와 출구조사를 비교하면, 출구조사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라는 큰 틀에서는 맞았지만 범야권 의석수를 높게 예측해 실제 개표 결과와 다소 차이가 있었다.
KBS는 민주당 의석수(비례 포함)를 178~196석, MBC는 184~197석, SBS는 183~197석으로 예측했다.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비례대표 의석수까지 포함하면 200석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게 방송 3사의 관측이었다. 개표 결과 민주당은 161석,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14석으로, 조국혁신당 12석을 합치면 187석이었다. 범야권의 187석과 방송사들의 범야권 의석 예측 최저치를 비교해보면, KBS는 실제 결과보다 3석 많았고, SBS는 6석, MBC는 7석 많았다.
특히 수도권 격전지에서 빗나간 예측이 많았다. 서울 동작을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류삼영 민주당 후보에게 질 것으로 나왔지만 나 후보가 당선됐다. 경기 성남분당갑에서는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이광재 민주당 후보를 이겼다. 경기 화성을에서도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공영운 민주당 후보를 이기고 당선됐다.
부산·경남에서도 민주당 당선을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뒤집힌 결과가 많았다. 경남 양산을의 경우 출구조사와 달리 김태호 국민의힘 후보가 김두관 민주당 후보를 이겼다. 부산진갑(정성국), 부산 남(박수영), 부산 북을(박성훈), 부산 사하갑(이성권), 경남 창원진해(이종욱)도 민주당의 승리를 예측한 출구조사와 달리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강원 원주갑에서도 박정하 국민의힘 후보가 출구조사 예측과 달리 원창묵 민주당 후보를 이겼다. 울산 동구에선 권명호 국민의힘 후보가 이길 것으로 예측됐으나 김태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출구조사의 정확도가 떨어진 배경에는 31.28%라는 역대 총선 최고 사전투표율이 있다. 공직선거법상 사전투표는 출구조사를 진행할 수 없다.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1384만9043명의 표심은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방송 3사는 이번 출구조사에 72억8000만원을 들였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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