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파업으로 아내를 잃었습니다” 두 딸 키우는 아빠의 절규

양다훈 2024. 4. 1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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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그저께만해도 아이랑 벚꽃구경 사진 게시”
“의료파업 없었다면 대형병원 자리가 있었을 것”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갈무리.
 
부산에서 두 딸을 키우고 있는 한 남편이 아내가 의료파업으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졌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다. 

의료 파업으로 인해 대형 병원 대신 중소 병원에 입원한 아내는 간부전과 신장부전 진단을 받았으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했다. 남편은 아내의 상실과 두 딸을 홀로 양육해야 하는 미래에 대한 걱정을 토로하면서 누리꾼들에게 위로를 받았다.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의료파업으로 아내를 잃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14살, 10살 딸을 동갑내기 아내와 함께 돌보고 있었다는 남편 A 씨는 사흘 전 아내로부터 “몸이 좋지 않아 119를 불러 집 근처 병원에 입원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는 A 씨는 “평소에도 아이들이 ‘말을 안 듣는다’, ‘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살았기 때문에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제가 업무상 지방으로 자주 나가있기 때문에 사실상 아내 혼자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며 “아내에게 ‘이왕 입원한 거 몸관리 잘하고 푹 쉬었다 나오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일찍 장인어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A 씨는 “아내가 상태가 위중하여 집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대형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되었으니 급히 내려오라는 내용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늦은 오후에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아내는 면회가 불가한 상태로 중환자실에 있었고, 잠시 후 간호사가 현재는 안정된 상태이며, 내일 아침에 담당의사가 회진을 할 테니 그때 면담을 하면 된다 하였다”며 “저는 안심하면서 대기실에 대기하고 있던 장인장모님께 제가 지킬 테니 집에 가서 주무시고 내일 오시라 말씀드렸다”라고 했다. 

이어 “다음날 새벽 3시쯤 간호사가 급하게 저를 찾는 것이었다”며 “간호사는 ‘지금 심정지가 와서 급하게 심폐소생술을 진행하고 있는데 10분 정도 해도 심장박동이 돌아오지 않으면 사실상 가망이 없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10분만 더해보겠다’는 말이었다 “고 덧붙였다.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는 A 씨는 “그저께까지만 해도 두 아이랑 벚꽃구경한 사진을 올릴 정도로 멀쩡하던 사람이 불과 하루이틀 만에 심정지라뇨”라고 전했다. 

결국 아내는 숨졌고 사망원인은 간부전과 신장부전이었다고 A 씨는 호소했다. 

그는 “아직까지 실감도 나지 않고 의료파업이 없었다면 대형병원에 자리가 있었을 것이고 투석을 하던 간이식을 하던 아내는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적어도 유언 한마디 못 듣고 허무하게 떠나보내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너무 가슴이 아프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아이들을 봐서라도 맘 굳게 먹고 힘을 내셔야 한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재 대한민국 의사들은 의대 정원 증가에 반대하며 파업을 진행, 대형 병원 응급실의 68%가 제한적 진료를 하고 있으며, 환자들의 진료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를 대형 병원 20곳에 파견하여 상황을 대처하고 있다. 의료 파업으로 인해 응급실의 과밀화가 감소하고 간호사들의 법적 지위가 올라갔다. 

간부전은 간 기능의 심각한 악화로 증상에는 황달, 피로, 약화, 식욕 부진 등이 있으며, 치료는 단백질 섭취 조절, 나트륨 제한, 알코올 금지, 때로는 간 이식을 포함한다. 

신장부전은 간 문제로 인한 신속한 신장 기능 저하를 말하며, 증상에는 소변량 감소, 어두운 소변, 황달, 체중 증가 등이 있다. 

치료의 중점은 교란된 전신 혈액 분포를 교정하는 것이다. 일부 환자들의 신장 기능은 내장 혈관 수축제와 알부민 정맥 주입을 수일간 지속하면 호전되기도 한다. 일부 환자들은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아서 신장 투석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빠가 두 딸을 위해 힘을 내는 것이다. 아내를 잃은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두 딸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역 사회의 지원과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가족이 함께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란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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