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16일' 만의 승리가 보인다…'최고 148km+KKKKKKKK' 류현진, 4⅔이닝 노히트→6이닝 무실점 [MD잠실]

잠실 = 박승환 기자 2024. 4. 11.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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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두산의 경기. 한화 선발 류현진이 역투를 펼치고 있다./잠실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직전 등판의 충격을 완벽하게 털어냈다. KBO리그 복귀 이후 첫 무실점으로 현역 빅리거에 어울리는 탄탄한 투구를 선보였다.

류현진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3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94구,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류현진은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 복수 구단들의 오퍼를 뒤로한 채 8년 170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통해 '친정' 한화로 전격 복귀했다. 시범경기에서 류현진은 2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00의 훌륭한 성적을 남기며 정규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본 뒤의 성적은 조금 아쉬운 편이다.

류현진은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3⅔이닝 5실점(2자책)으로 부진했다. 첫 등판의 경우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것이 컸다. 쓴맛을 본 류현진은 KT 위즈를 상대로 나선 두 번째 등판에서는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로 역투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승리와 연이 닿지 못했다. 그리고 직전(5일) 등판은 최악이었다.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4⅓이닝 9실점(9자책)으로 무너졌다. 이는 KBO리그 커리어 류현진의 한 경기 최다 실점으로 연결됐다.

최원호 감독은 11일 경기에 앞서 "컨디션은 좋다고 한다. 류현진같은 선수들은 몸에 문제만 없으면 된다. 물론 본인은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지만, 따로 불러서 이야기를 하거나 하진 않았다. 계속해서 잘 던지면 좋겠지만, 30경기에 등판해 매 경기를 다 잘해 줄 수는 없지 않나. 난타를 당하는 날도 있고, 그 날이 빨리 올 수도, 뒤에 올 수도 있는 차이"라며 "류현진의 부진한 피칭이 팀 패배로 연결됐지만, 반대로 그 선수들이 좋은 피칭을 하면 연승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2024년 4월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두산의 경기. 한화 선발 류현진이 역투를 펼치고 있다./잠실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2024년 4월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두산의 경기.한화 선발 류현진이 3회말 김대한의 플라이로 잡은 뒤 최재훈 포수를 부르고 있다./잠실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날 두산은 김재환을 제외한 8명의 타자를 우타자로 배치하며 류현진과 맞대결을 준비했는데, 사령탑의 믿음 속에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의 스타트는 군더더기가 없었다. 류현진은 1회 첫 타자 김태근을 4구 만에 1루수 뜬공으로 묶어내더니, 후속타자 허경민 또한 1루수 파울플라이로 묶어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그리고 후속타자 양의지를 상대로는 0B-2S의 매우 유리한 카운트에서는 5구째 139km 느린(?) 직구로 강약 조절을 통해 3루수 땅볼을 유도,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2회에는 첫 출루를 허용했지만, 이번에도 실점은 없었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김재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출발한 뒤 타격감이 절정에 달해 있는 강승호를 상대로 2B-2S에서 5구째 131km 체인지업을 위닝샷으로 선택, 헛스윙을 끌어내며 삼진을 뽑아냈다. 이후 양석환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박준영을 상대로는 2B-0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두 개의 헛스윙 유도한 뒤 7구째 132km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솎아내 순항을 이어갔다.

2회까지는 위닝샷으로 체인지업을 선택하던 류현진은 3회부터 볼 배합에 조금 변화를 가져갔다. 하위 타선과 승부라고 방심은 없었다. 류현진은 장승현을 상대로 146km 직구를 던져 3구 삼진을 뽑아낸 뒤 요나단 페라자의 호수비 도움을 받으며 김대한을 우익수 뜬공으로 묶어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그리고 타선이 한바퀴 돈 후 다시 만난 김태근에게도 147km 직구를 구사해 삼진으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후에도 류현진의 위력적인 투구는 계속됐다.

류현진은 4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두 번째 출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허경민과 강승호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활용해 두 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등 무실점의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5회 선두타자 양석환을 146km 직구로 삼진, 박준영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이후 류현진은 장승현의 대수비로 출전한 김기연을 상대로 이날 첫 안타를 맞으면서 '노히트' 투구가 무산됐다. 하지만 후속타자 김대한을 113km 커브로 삼진 처리하며 마침내 승리 요건을 손에 넣었다.

2024년 4월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두산의 경기. 한화 선발 류현진이 1회말 파울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잠실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수비 실책으로 만들어진 첫 실점 위기도 잘 넘겼다. 투구수 80구가 넘은 가운데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첫 타자 김태근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시작했다. 이후 허경민을 우익수 뜬공으로 묶어내는 듯했는데, 이때 페라자가 공을 잡았다가 놓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이에 흔들린 류현진은 폭투로 주자를 스코어링 포지션에 내보냈는데, 그래도 실점은 없었다.

류현진은 '152억 포수' 양의지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김재환까지 우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면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그리고 7회 불펜에 마운드를 넘기고 교체됐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류현진이 등판할 때부터 마운드를 내려가는 과정까지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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