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붕괴' 책임 안게 된 한동훈…정치 입문 106일 만에 치명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개헌선을 가까스로 저지하는 수준의 선거 패배로 정치에 입문한지 106일 만에 큰 상처를 입게 됐습니다. 한 전 위원장은 오늘(11일)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비대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다만, 앞으로 정치는 계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강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품 안에서 준비해 온 입장문을 꺼낸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고 했습니다.
[한동훈/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 국민의 선택을 받기에 부족했던 우리 당을 대표해서 국민들께 사과드립니다. 저는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비상대책위원장직에서 물러납니다.]
한 전 위원장은 사퇴후 구체적인 향후 계획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정치를 계속 하겠단 뜻은 시사했습니다.
[한동훈/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 우리가 국민들께 드린 정치개혁의 약속이 중단없이 실천되길 바랍니다. 어떻게 해야 국민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는지를 고민하겠습니다.]
'총선 패배에 대통령실과 공동 책임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제 책임"이라 말했습니다.
이번 선거를 포함해 보수계열 정당은 3번 연속 총선에서 패배했습니다.
21대 총선 땐 의석수가 더 적었지만 당시엔 야당이었고 집권여당으로선 전례없이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든 겁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구원투수로 윤석열 정부 법무부 장관에서 곧바로 비대위원장으로 투입됐습니다.
지난 1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놓고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다 사퇴 요구까지 받았지만 정면돌파하며 자리를 지켰습니다.
[한동훈/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지난 1월 22일) :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거로 알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지난 총선과 다를 바 없는 결과가 나오면서 결국 100여일간 유지했던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게 됐습니다.
지도부 체제를 다시 꾸려야 하는 과제와 함께 국민의힘은 앞으로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요구받는 상황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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