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것도 할 것도 없이"…고작 2년 개방하자고 수십억

2024. 4. 1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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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인천은 바다를 접하고 있지만 해안선이 대부분이 철책이나 공장으로 막혀 시민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인천시가 수십억을 들여 지난해 가을 인천항 일부를 시민들에게 야심 차게 개방했는데, 지금은 어떨까요? 노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인천항이 개항한 1883년이란 숫자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인천시가 축구장 3배 넓이로 만든 인천항 8부두 잔디 광장입니다.

해안선 대부분이 철책·공장으로 막힌 인천의 시민들에게 바다를 돌려주겠다며 지난해 10월, 30억 원을 들여 화물 야적장을 없애고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광장을 찾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벚꽃놀이가 절정이었던 주말에 다시 가봤지만 마찬가지입니다.

광장 바로 앞을 지나는 시민조차 이곳에 광장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 인터뷰 : 나들이객 - "한번도 못 들어보셨어요?" - "네, 못 들어봤어요. 그냥 월미도 놀러 가는 거예요."

▶ 인터뷰 : 나들이객 - "잔디밭, 광장 만들었단 말은 못 들어보셨어요?" - "못 들어봤어요."

개방이란 말이 무색하게 광장은 높이 2.7m의 철책으로 둘러싸였습니다.

개방이 안 된 다른 부두는 보안구역이기 때문입니다.

철책 탓에 바다는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 인터뷰 : 나들이객 - "(철조망이) 너무 촘촘하니까. 안 보이니까. 차라리 유리 같은 것, 이런 걸로 돼 있으면…."

광장에서 행사가 8번 있었는데 공무원들만 모인 행사가 5번, 시민을 위한 프로그램은 개방 행사 외엔 사실상 없었습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이 광장은 내년 말이면 다 없어집니다. 이곳을 포함해 인천항 내항의 재개발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세금으로 만든 30억 원짜리 잔디광장이 아무도 모르는 사이 2년 만에 사라질 예정입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todif77@mbn.co.kr]

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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