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멘토` 신평, `잠룡` 홍준표 "총선 한동훈이 망쳐" 맹비난

신평 "대파·이종섭·황상무 사건은 국힘이 민주에 프로파간다 밀려…韓 대권 예행연습만" 주장
지역구·비례 공천 책임 전가도…홍준표, 기자들 만나 "깜도 안되는 것 데려와 총괄지휘케 했다"

왼쪽부터 신평 변호사,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신평·홍준표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려온 신평 변호사, 국민의힘 대권주자였던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등 반(反)한동훈 인사들이 제22대 총선 참패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책임으로 규정하며 비난에 나섰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11일 오전 사퇴를 선언, 직을 내려놓은 상황이다.

신평 변호사는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대선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지지기반을 확장하진 못할망정 자꾸 깎아먹었다"면서도 "우리가 총선만을 두고 보자면 한 (전) 위원장의 과도한 욕심이 결국 이 선거를 망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총선 전 판세에 관해 "지난 2월 중순까진 국민의힘이 상당히 기세가 좋았다가 조국 대표가 본격 등장해 조국혁신당을 만들면서 갑자기 큰 태풍이 몰려오다시피 해 정권심판론을 전국에 쫙 깔아버렸다"며 "이게 어떤 하나의 큰 분수령이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위원장 당무 독점력이 지나쳤다"며 "이번 총선을 대권행보 예행연습 식으로 삼아온 건 그분의 여러 가지 언행에서 충분히 엿봤다. 대파나 이종섭 전 대사·황상무 전 수석 사건에서 국민의힘이 프로파간다전에서 민주당에 확연히 밀렸다"고 화살을 돌렸다.

한 위원장 거취에 관해 신 변호사는 "일시적 사퇴를 한다더라도 지금 당 내부 사정을 보면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는 전혀 상관없이 이 선거를 치렀다"며 "대통령의 당무 관여도 자기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역구나 비례대표 공천을 거의 주도했다"고 귀책을 주장했다.

지난 연말 한 위원장 등판에 앞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이철규 의원이 당 사무총장으로서 당무감사를 주도했고, 이후로도 인재영입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을 맡아 핵심 역할을 했지만 신 변호사 등은 '한동훈 주도 공천'이었다고 몰아세운 셈이다.

홍준표 시장도 이날 대구시청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 위원장을 작심 비난했다. 그는 "정권 운명을 가르는 선거인데 초짜 당대표에 선거를 총괄하는 사람이 보선으로 들어온 장동혁(전 사무총장)이었고 공관위원장이란 사람은 정치를 모르는 사람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총선 기간 여당 선거운동 중 기억에 남는 게 무엇이 있었냐. 동원된 당원들 앞에서 셀카 찍던 것뿐이었다"면서 "그런 애를 들여다 총선을 총괄지휘하게 한 국힘 집단도 잘못된 집단"이라며 "배알도 없고 오기도 없다. 깜도 안되는 것을 데리고 와서는…"이라고도 했다.

홍 시장은 또 "제2의 윤석열 기적을 노리고 한동훈을 데려온 것이었는데 국민이 한번 속지 두번 속느냐"고 주장했다. 한편 조국혁신당 약진에 관해선 "'본인(조국)은 물론 부인, 딸까지 수사하는 건 과도한 게 아니냐'며 (여론에) 동정심이 있었을 것"이라고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게다가 정부심판론에 반윤 정서까지 에스컬레이트 되면서 바람이 분 것이고 그 덕을 가장 많이 본 것이 바로 이재명이었다"고 해석했다. 범야권의 총선 압승에 관해선 ""그동안 민주당을 시정 협력 파트너로 했던 것들이 많다"며 "향후 시정 운영에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