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한동훈 “국민 마음 얻지 못했다, 제 책임”

조병욱 2024. 4. 1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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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취임 100여일 만에 물러났다.

그간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았던 총선 이후 계획에 대해선 정치를 계속할 뜻을 명확히 했다.

김수민 정치평론가는 "한 위원장이 단기적으론 책임을 지겠지만 재기 가능성이 제로(0)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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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일 만에 ‘韓 비대위 체제’ 막내려
“정치 개혁 중단 없이 실천 되길”
“국민 보면 길 보여” 정치 재개 예고
40분간 당직자·당사 경비원 등 인사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취임 100여일 만에 물러났다. 그간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았던 총선 이후 계획에 대해선 정치를 계속할 뜻을 명확히 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한 위원장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선택을 받기에 부족했던 우리 당을 대표해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직을 내려놨다. 지난해 12월 김기현 전 대표의 사퇴 이후 법무부 장관을 그만두고 비대위원장에 취임한 지 107일 만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한 위원장은 “함께 치열하게 싸워 주고 응원해 주신 동료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료 여러분, 당선되지 못한 우리 후보들께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당을 포함해 모든 당선자에게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 뜻에 맞는 정치를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총선 기간 강조해 왔던 정치개혁에 대해서도 중단 없이 실천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어떻게 해야 국민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는지 고민하겠다”며 “쉽지 않은 길이 되겠지만 국민만 바라보면 그 길이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회견에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한 위원장은 ‘총선 패배에 대통령실과 공동 책임이 있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 책임”이라며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이고, 그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고 답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 위원장은 “특별한 계획을 갖고 있진 않고, 어디서 무엇을 하든 나라 걱정을 하며 살겠다”고 답했다. 또 ‘정치를 계속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저는 제가 한 약속을 지키겠다”며 사실상 향후 정치 행보를 예고했다. 그동안 총선 뒤 유학설 등에 대해 공적 영역에서 봉사를 이어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도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고, 이후 당사에서 40여분간 머물며 당직자와 건물 경비원을 한 명 한 명 만나 악수를 나누며 고생했다고 말을 건넸다. 이 자리에서 일부 당직자들은 눈물을 훔치며 아쉬워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을 발표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날로 ‘한동훈 비대위’ 체제도 막을 내렸다. 한 위원장의 복심이자 충남 보령·서천에서 재선에 성공한 장동혁 사무총장도 “모든 질책과 비난까지도 다 제 몫”이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고, 강원 원주갑에서 당선된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물러났다. 서울 양천갑에 출마했다 낙선한 구자룡 비대위원과 광주 동남을에 출마했던 박은식 위원, 윤도현 위원 등 비대위 인사들도 차례로 사퇴의 뜻을 밝혔다.

정치권에선 이번 총선 패배가 한 위원장의 전략적 실패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정권심판론의 열기라는 데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향후 정치적 상황에 따라 한 위원장의 재등판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관측된다. 김수민 정치평론가는 “한 위원장이 단기적으론 책임을 지겠지만 재기 가능성이 제로(0)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병욱·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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