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전시 ‘근대 불화를 만나다’…붓 끝에 불심을 담아

2024. 4. 1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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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에서 19~20세기 불교회화 총 23건 37점을 선보인다.

넓게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기에 해당하는 근대기 불교회화는 조선시대의 불교회화 제작 전통을 간직하면서도, 이 시기에 새롭게 도입된 서양 화풍의 영향을 받아 독특한 표현양상을 보인다.

이번 전시는 19세기부터 20세기까지 활동한 대표적인 화승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에서는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 중 근대 불교회화 여러 점도 최초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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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에서 19~20세기 불교회화 총 23건 37점을 선보인다. 넓게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기에 해당하는 근대기 불교회화는 조선시대의 불교회화 제작 전통을 간직하면서도, 이 시기에 새롭게 도입된 서양 화풍의 영향을 받아 독특한 표현양상을 보인다.
‘극락에서 설법하는 아미타불’, 축연, 조선 19~20세기 무렵, 비단에 채색, 169.0×199.0cm
이번 전시는 19세기부터 20세기까지 활동한 대표적인 화승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고산 축연은 금강산 유점사에 머무르며 작품을 남겼다. 축연의 작품 ‘극락에서 설법하는 아미타불’의 등장인물들은 얼굴의 이목구비와 주름, 몸의 양감 표현에 서양화의 음영법을 사용, 입체감을 표현했다. 또한 축연은 ‘상월당 대선사 초상’에서 그림 안의 족자에 자신의 당호 ‘혜산’을 적어 넣었다. 일반 문인화가처럼 개인의 이름을 남기는 것은 전통 불화 제작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현상이다. 이는 축연이 승려이면서도 스스로를 예술 창작 주체로서 인식하고 개성을 표현한 모습이다.
불화 밑그림, 20세기, 종이에 먹, 45.0×71.0cm
전시에서는 화승들의 작업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초본이 함께 전시된다. ‘인물 밑그림’은 마곡사파 화승 금호 약효의 작품으로, 화면 위쪽에 “약효가 초를 내다”고 적혀 있다. 불화 초본을 제작할 때 바탕천을 위에 덮고 베껴 그릴 수 있도록 필선을 또렷하게 표현하는 것에 비해 이 그림은 가는 붓으로 자유롭게 그린 필선이 특징이다. 일상적인 연습이나 제자에게 그려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옥을 다스리는 지장보살 밑그림’은 서울 경국사에서 60여 년간 머무르며 불상과 불화를 조성한 보경 보현의 작품이다. 이 초본은 세부를 그린 후 각 부분에 ‘백’, ‘황’, ‘진홍’ 등 어떤 색을 칠한 것인지 적어 넣어 이후에 작업 단계에서 참고할 수 있게 했다. 이 초본은 1917년에 조성된 ‘지장암 자수지장보살도’와 화면 크기 및 구성이 동일하여, 자수 불화의 초본으로 그려진 사실을 알 수 있다.
전시에서는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 중 근대 불교회화 여러 점도 최초로 공개된다. ‘제석천’은 19세기 대표 화승 천여가 1843년에 그린 것이다. 또 ‘자비로 중생을 구제하는 관음보살’은 파도 속에서 솟아 오른 바위에 편안히 앉아 있는 수월관음의 모습으로, 1854년 전라도 지방에서 활동한 도순이 그렸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기는 사회의 급격한 변동과 함께 불교와 불교미술을 둘러싼 위상과 환경도 변화하는 시기였다. 근대 불교회화가 조선시대의 불교 미술 조성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요소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환경에 적응해 나아가고 있었음을 알려주는 전시다.
Info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기간: ~2024년 7월21일
시간: 월, 화, 목, 금, 일요일 10:00~18:00 / 수, 토요일 10:00~21:00
관람료: 무료

[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24호(24.4.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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