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마스터스…'9전10기' 매킬로이 이번엔 웃을까

조수영 2024. 4. 1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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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마스터스!
세계 골프 '명인열전' 개막
'커리어 그랜드슬램' 코앞인데
오거스타 문턱서 번번이 좌절
우즈는 여섯번째 우승컵 노려

LIV 선수는 람·켑카 등 12명
PGA와 정면대결서 승리다짐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11일(한국시간) 열린 마스터스 이벤트 대회 ‘파3 콘테스트’ 9번홀에서 샘 번스(왼쪽부터), 김주형, 스코티 셰플러가 티샷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골프 전설부터 지금을 대표하는 세계랭킹 50위 이내의 스타들, 그리고 골프의 미래를 책임질 ‘영건’까지.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골프의 과거·현재·미래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들만 출전하기에 ‘명인열전’이라고도 불린다.

88번째 마스터스가 11일 밤(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막을 올린다. 총 89명이 출전하는 올해 대회에서도 수많은 드라마가 펼쳐질 전망이다. 변화를 앞세운 LIV골프는 ‘전통’의 상징 오거스타 내셔널GC 정복을 노린다.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는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완성을 위한 열 번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매킬로이,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김주형의 일일 캐디를 맡아 필드를 밟게 된 배우 류준열이 10일(현지시간) 6번홀(파3) 그린에서 퍼트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메이저대회에서 네 번이나 우승했고, ‘잭팟’과 다름없는 페덱스컵 챔피언을 두 번이나 해냈다.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매킬로이지만 단 하나, 아쉬움이 남아있다. 바로 ‘메이저 중의 메이저’ 마스터스에서 아직까지 우승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매킬로이는 그린재킷을 그 누구보다 간절하게 원하는 선수로 꼽힌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는 마지막 퍼즐이 바로 마스터스이기 때문이다.

매킬로이는 명실공히 타이거 우즈를 잇는 ‘차세대 골프 황제’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320야드를 넘는 장타를 앞세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24승, DP월드투어에서 17승을 거뒀다. US오픈(2011년), 디오픈(2014년)에서 각각 한 번씩 우승했고 PGA챔피언십은 2012년과 2014년 두 번이나 제패했다. 잭 니클라우스, 우즈(이상 미국)에 이어 25세 이하의 나이에 메이저 3승을 거둔 세 번째 선수가 됐다.

하지만 마스터스와는 유독 인연이 닿지 않았다. 2011년에는 우승을 코앞에 두고 8오버파를 기록하며 자멸했고, 2022년에는 최종일에 8언더파를 몰아치고도 스코티 셰플러(미국)를 넘지 못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는 대회를 앞두고 드라이버 샤프트와 퍼터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지만 커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마주해야 했다.

열 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을 앞두고 매킬로이는 괜찮은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올해 초 아이언샷 난조를 겪었지만 우즈의 옛 스승인 부치 하먼의 도움을 받고 빠르게 털어내는 모양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잘할 수 있는 준비는 마쳤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리고 대회에 집중하기 위해 사전 이벤트인 ‘파3 콘테스트’를 건너뛰는 결단도 내렸다.

‘황제’ 우즈의 완주 여부도 관심거리다. 지난해 발목 수술을 받은 뒤 두 번째 출전하는 정규 대회다. 이번 대회를 완주하면 우즈는 25회 커트 통과로 역대 최다 커트 통과 기록을 세우게 된다.

관건은 날씨다. 1라운드가 열리는 11일, 오거스타 현지에는 비와 뇌우가 예보돼 있다. 우즈는 지난해 3라운드에서 빗속에 경기를 치른 뒤 족저근막염으로 기권했다.

 ○PGA vs LIV 정면대결

올해 마스터스는 PGA투어와 LIV가 맞붙는 일곱 번째 대회다. LIV 선수들은 PGA투어가 주관하는 대회에 출전이 금지돼 있다. 별도의 주관사가 있는 4대 메이저대회에는 출전할 수 있지만, 3라운드 54홀로 운영되는 LIV 대회는 세계랭킹 포인트를 받지 못하는 탓에 선수들이 빠르게 메이저 출전 자격을 잃고 있다. 올해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LIV 선수는 총 12명이다. 지난해보다 5명이나 줄어든 규모다.

하지만 선수 면면으로서는 지난해보다 더욱 강력해졌다. 지난해 대회에서 우승 경쟁 끝에 준우승에 머문 브룩스 켑카는 그사이 PGA챔피언십 타이틀을 따내며 ‘LIV의 반란’을 완성했다.

가장 큰 변화는 욘 람(스페인)의 변신이다. 지난해 켑카를 꺾고 우승해 ‘PGA투어의 수호자’로 치켜세워진 람은 올해 초 LIV로 전격 이적했다. 1년 만에 ‘수호자’에서 가장 위협적인 ‘침략자’로 변신한 셈이다. 람은 지난 20년간 나오지 않았던 대회 2연패도 노린다.

대항마로는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꼽힌다. 2022년 그린재킷을 입었던 셰플러는 현재 스포츠 베팅업체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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