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낸드의 봄’… "웨스턴디지털, SSD 가격인상" 낭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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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낸드플래시 업계 3위인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상반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가격 인상을 공식화하며 낸드 업황 회복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규모 감산 효과와 전방산업 수요 회복,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시장 개화 등으로 업계를 이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낸드 사업도 1·4분기 흑자전환한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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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서버용 스토리지 수요 급증 영향
올해 세계 낸드 매출 31% 증가 전망
삼성·SK "본격 회복, 1분기 흑전"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은 지난 8일 주요 고객사에 올해 2·4분기 SSD 및 HDD 제품의 공급가 인상 방침을 통보했다.
웨스턴디지털은 지난해 4·4분기(트렌드포스 기준) 글로벌 낸드 점유율 14.5%를 차지한 업계 3위다. 삼성전자(36.6%)와 SK하이닉스(21.6%)가 1, 2위를 유지했다.
웨스턴디지털이 낸드 가격 인상을 단행한 건 생성형 AI 열풍으로 예상보다 서버용 스토리지 수요가 급증한 영향때문이다. 웨스턴디지털은 시장 상황에 따라 제품 가격을 지속적으로 조정하겠다는 뜻을 시사하며 "주문 변경 시 리드타임(주문부터 실제 납품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통보했다.
주목할 점은 SSD뿐 아니라 이전 세대 제품인 HDD 가격도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HDD는 SSD에 비해 속도가 느리고 발열·소음이 큰 단점이 있지만, 동일한 용량 대비 SSD보다 가격이 더 싸면서도 고장 시 복원이 수월하며 전력소모량이 적은 게 장점이다. HDD는 주로 서버, 노트북, PC 등에 탑재되는데, HDD 가격 상승은 전방산업의 업황 회복과 밀접한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웨스턴디지털은 SSD를 주력으로 삼는 주요 낸드 업체와 달리 HDD 매출 비중이 비교적 높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2·4분기 HDD 가격이 전 분기 대비 5~10%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까지 낸드 시장은 경기 침체 여파로 수요 부진과 급증한 재고에 전례없는 부진에 빠졌다. D램에 비해 낸드는 상대적으로 기술 진입장벽이 낮은데다 치열한 경쟁으로 공급량도 많아 가격 방어가 쉽지 않다. 하지만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고강도 감산과 함께 AI 서버향 기업용 SSD를 중심으로 낸드 가격은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 범용 제품(128Gb 16Gx8 MLC)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10월 3.88달러에서 올해 3월 4.90달러로 26% 증가했다.
올해 온디바이스 AI 시장 개화도 낸드 업황 개선을 앞당길 요인으로 꼽힌다. 퀄컴 등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들은 최근 서버나 클라우드 없이도 정보기술(IT) 기기 자체에 칩을 탑재해 연결성과 보안성을 높인 온디바이스 AI 칩 신제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IT 기기에 학습과 추론, 연산이 가능한 AI 기능이 적용되면 256기가바이트(GB) 이상 고용량 낸드 탑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낸드 매출은 526억달러로, 전년 대비 3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SSD 등 제품 가격 인상으로 1·4분기 낸드 사업의 흑자전환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D램보다 반등이 늦었던 낸드 사업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면서 실적 기여도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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