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나, 필드 복귀 두 번째 대회에서 9언더파 폭발(종합)
(인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오구 플레이에 따른 출장 금지 징계로 2년 가까이 비웠던 필드로 돌아온 장타여왕 윤이나가 빠르게 정상급 경기력을 되찾는 모양새다.
윤이나는 11일 인천 영종도 클럽72 하늘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몰아쳤다.
보기 하나 없이 버디 9개를 골라내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은 윤이나가 징계에서 풀린 뒤 두 번째 출전한 대회다.
2022년 한국여자오픈 때 오구 플레이를 뒤늦게 실토해 3년 출장 금지 징계를 받았다가 1년 6개월로 경감받은 윤이나는 지난 8일 끝난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때 필드로 돌아왔다.
복귀전을 공동 34위로 무난하게 치러냈던 윤이나는 이날 스코어만큼 경기 내용이 깔끔했다.
마음만 먹으면 300야드를 때릴 수 있는 장타력을 지닌 윤이나는 287야드를 한번 쳐냈을 뿐 평균 티샷 거리 244야드가 말해주듯 장타보다는 정확한 샷에 중점을 뒀다.
파 4, 파 5홀 14곳에서 페어웨이를 벗어난 볼은 2개뿐이었고, 정확한 티샷은 정확한 아이언 샷으로 이어져 그린은 딱 한 번 만 놓쳤다.
파 3홀인 12번 홀에서 티샷을 프린지에 떨군 게 정규 타수 만에 그린에 올리지 못한 유일한 사례였다.
이날 경기위원회가 좋지 않은 페어웨이 상태 때문에 프리퍼드 라이를 적용했기에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구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페어웨이에 떨어진 볼은 집어 올려서 깨끗하게 닦은 뒤 한 클럽 이내 거리 좋은 자리에 내려놓고 칠 수 있었다.
윤이나는 9개의 버디 가운데 5m가 넘어간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것은 두 번뿐이었다
5개는 2m 이내 거리에 붙여 뽑아낸 버디였다.
그만큼 정확한 샷으로 버디를 잡아냈다.
63타는 코스 레코드 타이기록에 해당하지만, 프리퍼드 라이 적용으로 코스 레코드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윤이나는 "복귀전이던 지난 대회 때보다 긴장감과 부담감이 확실해 덜했다. 아직은 어려운 부분은 있어도 동료 선수들과 대화도 한다"면서 "지난 대회 때는 몸이 굳는 느낌이었는데 몸도 마음도 좀 편해져서 경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실전 감각도 한결 나아졌다.
첫 출전 대회에서 퍼트 감각이 미진하다고 호소했던 윤이나는 "지난번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도 거리감은 익숙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징계받고 경기에 나오지 못하는 동안 연습하고 훈련한 100%를 이날 경기에서 발휘했다고 자평한 윤이나는 "특히 경기 중간에 마음이 들뜨길래 '아직 홀이 많이 남았다'면서 다잡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자신도 모르게 흥분한 마음을 간신히 가라앉혔다는 윤이나는 "우승을 목표로 경기하지는 않는다. 이번 대회도 우승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매 샷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결과가 나오면 그냥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클럽72에서 선수를 괴롭히는 바닷바람이 전혀 없는 좋은 날씨 속에서 1라운드를 치른 윤이나는 "내일은 오후 티오프라 바람 속에서 경기하기에 공을 낮게 치는 연습을 하고, 더 차분하게 경기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서윤도 보기 없이 9언더파 63타를 쳐 오전에 경기를 시작한 선수 가운데 윤이나와 함께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했다.
2022년 드림투어 상금왕을 차지해 지난해 데뷔한 김서윤은 신인 시즌을 상금랭킹 74위로 마친 탓에 시드전을 치러 시드를 다시 땄다.
통산 4승을 따낸 조아연, 그리고 아직 우승이 없는 배소현이 8언더파 64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조아연은 5연속 버디를 포함해 9개의 버디를 뽑아냈고, 배소현은 버디 8개를 쓸어 담았다.
지난해 OK금융그룹 읏맨오픈 우승자 마다솜이 7언더파 65타를 쳐 뒤를 이었고, 작년 한국여자오픈 등 메이저대회에서만 2차례 우승한 홍지원과 신인 임지유 등이 6언더파 66타를 쳐 공동 6위에 포진했다.
방신실은 5언더파 67타로 무난하게 1라운드를 마쳤고, 황유민과 이예원은 1언더파 71타로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스코어를 제출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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