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 대박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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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이 우회 상장을 통해 지난달 26일 뉴욕 증시에 공식 데뷔했다. 트루스 소셜 운영 회사인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 그룹(TMTG)’은 뉴욕 나스닥 상장 첫 거래일에만 16.1% 뛰며 대주주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6조원(45억달러) 돈방석’에 앉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회사 주가는 현재 상장 첫날 장중 최고가의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져 화려한 데뷔 무대는 빛이 바랜 상태다.
트루스 소셜이란 2021년 10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설립한 TMTG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다. 구성은 엑스(옛 트위터)와 비슷하단 평을 받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온라인에서 자신의 생각을 소통하는 주요 통로이기도 하다. 이 소셜미디어는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 국회의사당에 난입하고, “선동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주요 소셜미디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 계정이 폐쇄되자 생겨났다. WEEKLY BIZ는 TMTG가 상장하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1쪽짜리 보고서를 밑줄 치며 분석하고, 5가지 주요 내용을 뽑아 정리했다.
◇1. 트럼프의 영향력이 곧 기업 성패
트루스 소셜은 2022년 2월 21일 미국의 ‘대통령의 날’ 기념일에 맞춰 출시됐다. 이미 출시 당시부터 2024년 트럼프의 대선 재출마를 염두에 두고 온라인 영향력 회복을 위해 만들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랐다.
트루스 소셜 운영사인 TMTG는 이번 보고서에서 “(TMTG는) 미국 내 토론을 축소하고, ‘워크(woke·깨어 있다는 뜻으로 과도한 PC주의를 뜻함)’ 이념에 반하는 목소리를 검열한다고 여겨지는 거대 테크 기업 메타(페이스북), 엑스(트위터), 넷플릭스, 알파벳(구글), 아마존 등과 싸우기 위해 설립됐다”며 “공개 토론과 열린 대화를 보호하고 사용자가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세워졌다”고 밝혔다.
TMTG는 자사의 성패가 곧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달렸다는 점도 명시했다. 보고서는 “TMTG의 성공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명성 및 인기에 달려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면 TMTG의 브랜드 가치는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거꾸로 말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기가 오르면 TMTG 브랜드 가치도 덩달아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연말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리턴 매치(재대결)’가 유력한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TMTG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11월 선거에서 승리하고 ‘트루스 소셜’이 백악관 대변인처럼 활용돼 더 많은 사용자와 광고주를 플랫폼으로 끌어들일 것이란 데 베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 ‘트럼프의 사람들’로 구성된 임원진
TMTG 임원진은 트럼프 측근 모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빈 누네스 전 연방 하원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의원직도 버리고 2022년부터 신생 ‘트럼프 미디어 회사’인 TMTG 최고경영자(CEO)를 맡을 정도로 트럼프의 ‘충복’으로 꼽힌다. 보고서는 그에 대해 “국회의원 시절 동안 하원에서 정부의 부정행위와 부패 관련 주요 수사관으로 역할을 다했고, 2021년엔 미국의 최고 시민 훈장인 대통령 자유 훈장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트럼프 후보 캠프가 러시아 정보 기관과 협력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등에서 트럼프를 옹호한 바 있다. 보고서엔 지난해 누네스 CEO의 연간 기본급이 75만달러(약 10억원)라고 나온다.
이사회 명단에는 낯익은 이름이 적잖다. 트럼프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트럼프 측근인 린다 맥마흔 전 중소기업청장, 트럼프의 ‘경제 책사’로 통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소 6개월 동안은 주식 상장사의 주식을 매각할 수 없는 보호예수 기간(록업 기간)이 있다고 보고서는 적시했다. 보호예수는 주식의 대량 매도로 인한 주가 폭락이나 차익 실현을 방지하는 제도다. 다만 ‘트럼프 사람들’로 이뤄진 이사회의 특별 승인을 얻어 보호예수 기간을 해제하면 트럼프가 대선 전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해석도 나온다.
◇3. 수익은 광고 수주로 내지만
트루스 소셜은 광고 수주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보고서는 “현재 수익의 상당 부분을 광고 서비스 판매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루스 소셜 가입자는 출시 이후 빠르게 늘어 올 2월 현재 약 900만명이 트루스 소셜에 가입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문제는 아직 돈벌이가 시원치 않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TMTG의 지난해 순손실은 5819만달러(약 790억원)에 이르고, 매출은 413만달러(약 56억원)에 불과했다. 손실 대부분은 3943만달러(약 537억원)에 이르는 이자 비용이 차지했다. 지난 1일 이 같은 소식에 트루스 소셜 주가도 한때 장중 20% 넘게 떨어지는 등 출렁였다. TMTG의 지분 57.3%를 보유한 대주주 트럼프 전 대통령 자산도 함께 출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TMTG는 보고서에서 “더 많은 플랫폼 파트너와 광고주를 유치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당분간 영업 손실과 영업 활동으로 인한 마이너스 현금 흐름이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TMTG 운영에서 긍정적인 현금 흐름을 달성할 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4. 인공지능 ‘하이브’까지 동원
트루스 소셜은 인공지능(AI)을 동원해 불법이나 금지된 콘텐츠로 소셜미디어가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는 걸 막겠다고 한다. TMTG는 보고서에서 “트루스 소셜은 인간 콘텐츠 모더레이터(조정자)를 동원하는 것뿐 아니라 하이브(Hive)라는 AI 업체를 통해 강력하고 공정한 조정 기능이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정치적 관점에 따라 검열되는 일은 없도록 하면서도, 성적인 콘텐츠나 폭력, 괴롭힘 등 같은 콘텐츠는 자동으로 걸러지는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걸 자랑으로 내세운 셈이다. 누네스 TMTG CEO는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하이브를 통해) 트루스 소셜은 매우 가족 친화적이고, 매우 안전한 곳이 될 것”이라고 했다.
◇5. 일반 소셜미디어보다 큰 위험 직면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도가 높은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통로인 트루스 소셜은 ‘흥행 대박’을 칠 것이란 평이 벌써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일반 소셜미디어보다 큰 위험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트루스 소셜이 직면할 수 있는 위험에는) 트루스 소셜 사용자에 대한 방해, 광고주 또는 콘텐츠 제공자에 대한 괴롭힘, TMTG 플랫폼에 대한 해킹 위험 증가 등이 포함된다”고 했다.
각종 송사에 휘말린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이 TMTG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평판을 손상시킬 수 있는 수많은 소송 및 여러 문제 등에 연루돼 있다”며 “이런 사건으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팔로어들이 그의 메시지에 관심을 잃으면 우리 플랫폼 사용자 수가 줄거나 우리가 예상한 만큼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트루스 소셜(Truth Social)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만든 소셜미디어. 2021년 1월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건을 계기로 주요 소셜미디어에서 트럼프 개인 계정이 정지되자, 트럼프 스스로 소셜미디어를 만들었다. 민주당 지지 성향인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 등을 ‘가짜 뉴스’라고 공격해 온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가 ‘진실(truth·트루스)’만을 담았다고 주장하며 ‘트루스 소셜’이란 이름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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