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예비 군 간부에 ‘고기 회식’ 쐈다… 수북이 쌓인 사과 ‘눈길’

최혜승 기자 2024. 4. 1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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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최고위급 군지휘관을 양성하는 김정일군정대학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식탁에 불판과 고기와 채소, 사과 등이 차려져 있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 교육을 받는 생도들에게 ‘고기 회식’을 쏘며 군의 충성을 도모하고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지난 10일 최고위급 군 지휘관을 양성하는 김정일군정대학을 현지 지도했다고 11일 보도했다. 김정은은 이날 대학 강의실과 숙소, 식당, 작전연구실 등을 두루 돌아봤다. 통신은 또 김정은이 “몸소 마련해 오신 갖가지 음식들로 교직원, 학생들의 저녁식사를 차려주시었다”고 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휴대용 가스 버너와 고기 불판, 물티슈가 자리마다 놓여져 있고 고기와 상추, 파로 보이는 채소가 차려져 있다. 김치와 양념장으로 추정되는 음식도 그릇에 담겨 있다. 사과와 배 6~7개 정도를 통째로 쌓아올려 놓은 모습도 눈에 띈다.

작전연구실로 추정되는 공간에는 “괴뢰한국지역 주요도로”라고 적힌 대형 남한 지도가 걸려있고, “서울 중심부”라고 쓰인 지형도 모형이 설치돼 있다.

지난 10일 최고위급 군지휘관을 양성하는 김정일군정대학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식탁에 불판과 고기와 채소, 사과 등이 차려져 있는 모습./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김정일군정대학을 찾아 현지 지도하는 모습. /노동신문

이번 현지지도에는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강순남 국방상,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 황병서 국방성 총고문 등 군 간부들이 동행했다. 과거 군총정치국장을 지내는 등 군부 실세였던 황병서가 ‘국방성 총고문’이라는 새 직책으로 소개됐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공식매체가 황병서를 이 직책으로 호명한 건 처음이다.

김정은은 이날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전쟁 준비에 더욱 철저해야 할 때”라며 “단순히 있을 수 있는 전쟁이 아니라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전쟁에 보다 확고하게, 완벽하게 준비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적의 수적, 군사기술적 우세를 사상과 전법의 우세로 타승하는 것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변할 수 없는 전승의 법칙”이라며 “당중앙의 영도에 절대충성, 절대복종”을 주문했다.

김정일군정대학은 대남공작요원 등 군 간부를 육성하는 교육기관이다. 통신은 이곳을 ‘군사교육의 최고전당’이라고 칭하며 “1973년 3월 7일부터 50여년간 군대의 핵심 지위 성원들을 수많이 키워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김정은이 지난달 근위 서울류경수 제105탱크 사단과 산하 연대를 시찰할 때도 식당을 둘러 보며 생활 여건을 챙기는 모습을 연출한 점을 언급하며 “군대를 격려하고 이를 통해 충성과 결집을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본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지난달 24일 서울류경수 제105탱크사단 직속 제1탱크장갑보병연대 시찰 때도 쌀밥에 고기반찬을 제공하는 모습을 연출한 바 있다. 당시 인민군들 앞에는 국그릇 크기에 흰 쌀밥이 고봉으로 담겨 있었고, 닭고기로 추정되는 반찬과 삶은 달걀 반찬 등이 준비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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