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에서 무럭무럭자라는 신예들, ‘꽃보다’ 전준표 “키움에 온 건 행운…1이닝 3K 해보고파요”
지난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마친 키움 우완 투수 전준표(19)는 사인 공세에 시달렸다.
3루쪽 좌석을 방문한 키움 팬들이 사인을 요청했고 전준표는 사인을 해준 뒤 팬들에게 건네주느라 적지 않은 시간을 소요했다.
프로 무대에 갓 데뷔한 신인에게는 흔치 않은 상황이다.
그만큼 전준표는 키움 팬들에게 이미 이름을 각인시켰다.
그가 등장할 때에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OST인 ‘파라다이스’가 울려퍼진다. 드라마 주인공의 이름(구준표)과 같아 팬의 추천으로 선정된 등장곡이다.
드라마는 2009년에 방영이 됐고 2005년생 전준표는 그 드라마를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자신의 등장곡과 함께 화려하게 1군에서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전준표는 서울고를 졸업한 뒤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8순위로 지명을 받았다. 스프링캠프를 마칠 때까지만해도 “목표는 필승조로 들어가고 싶다. 기회를 줄 때 잡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다른 팀이라면 신인 투수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기란 바늘 구멍 통과하기였겠지만 전준표는 바람대로 기회를 잡았다. 키움은 투수진 선수층이 얕은 편이고 개막 엔트리에 신인 투수를 4명이나 올려야 했다. 그 중 하나가 전준표의 자리였다.
전준표는 10일 현재 6경기에서 6이닝 7실점(4자책) 평균자책 6.00을 기록 중이다.
하루는 웃고, 하루는 아쉬움을 남기는 일과가 이어지고 있다. 신인이라서 기복이 적지 않지만 홍원기 키움 감독은 기회를 계속 주면서 성장 과정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7일 고척 한화전에서는 연장 10회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노시환을 삼진 아웃으로 잡아내는 등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데뷔 첫 승리를 따냈다.
홍원기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점수가 나든 안 나든 승패는 하늘에 맡겨야한다”며 “막으면 또 한 단계 성장하는 것이고 못 막으면 경험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도록 한다”고 했다.
전준표 역시 팀이 바라는 바를 안다.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 그리고 올시즌 선발진에 진입한 선배 하영민이 그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한다. 전준표는 “자신있게 하라고 하시더라. 자신감이 없다면 속으로 ‘격한 말’이라도 하면서 들어가라고 하셨다”고 했다. 선배들이 보기에도 충분한 역량을 가진 후배이기에 한 마디를 던지게 된다.
사실 키움은 시즌 전부터 ‘약체’로 분류된 팀이었다. 그렇기에 전준표에게도 기회가 갈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준표는 그런 평가보다도 일단 키움과의 만남을 기뻐한다. 그는 “이 팀 온 것 자체가 행운이다”라며 “행운 덕분에 팀에서도 경험을 많이 주시려고 하고 나도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신인 동기들이 많은 덕분에 서로 동기부여도 된다. 전준표는 “서로 잘 한 거 보면 뿌듯하다. 같이 잘하면 정말 좋다. 내가 잘 던지면 친구들이 응원해주고, 친구가 잘 던지면 내가 응원해준다”고 했다.
일단 1군에서 살아남겠다는 목표는 이뤘다. 전준표는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투수라면 누구나 원하는 선발에 대한 꿈도 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신 “중간에서 믿음직하게 견뎌줄 수 있는 1명의 투수가 되고 싶다”며 “1이닝을 3K(삼진)로 막아보는게 꿈이다”라고 소박한 소망을 밝혔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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