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서 170억 상품권 사기, 운영자에 징역 10년 선고

11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480억 원대 맘카페 상품권 사기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카페 운영자에게 중형을 선고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승욱기

170억원대 상품권 사기와 485억원대 유사수신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맘카페 운영자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4부(재판장 손승범)는 1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ㄱ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아들 ㄴ씨는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하지만, 사기방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ㄱ씨의 남편 ㄷ(사실혼 관계)씨에게는 무죄를 선고됐다.

재판부는 “ㄱ씨 등은 상품권 사업의 실체가 없는데도 고수익을 약속하면서 투자자를 현혹한 뒤 돌려막기 방식으로 수익금을 지급했다. 290명으로부터 485억원을 투자금을 모았다”며 “경찰 조사 중에도 범행을 지속해 투자자를 모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ㄴ씨에 대해서도 “계좌 관리 카페 관리 등으로 죄책이 가볍지 않다. 다만, 범행을 주도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초범인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했다.

또한, ㄷ씨에 대해서는 “(범행과 관련해)네이버 계정과 신용카드 등을 제공했다”면서도 “(ㄱ씨와 ㄴ씨의 공동범행을)알고 있었더라도 상품권 투자사기까지 이뤄졌다는 것을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ㄱ씨는 2019년 1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회원 약 1만5000명 규모의 인터넷 맘카페를 운영하면서 회원 69명에게 171억원을 가로채고 290명에게서 485억원 상당의 유사수신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ㄱ씨는 상품권에 투자하면 3∼4개월 뒤 투자금에 10∼39%를 더해 상품권이나 현금을 제공하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ㄱ씨는 육아용품을 공동구매로 저렴하게 팔아 회원들의 신뢰를 쌓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