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리 정책대출·청약제도 개편…봄철 분양시장 '온기' 퍼진다
준공 10년 이내, 랜드마크 중심 급매 소진
경기·인천 등도 내림폭 줄면서 온기 확산
정책적 저리 대출, 거래 활성화 불쏘시개
신생아 특례대출 부부 연 소득요건 완화
다자녀 특공, 혼인·출산도 청약기회 확대
'알짜 단지' 등 이달 4만여 가구 쏟아져
김포·아산 등 선호지역 대단지 공급 많아
정책 혜택 집중된 85㎡ 이하 중소형 주목
"시세 대비 공급가 잘 따져보고 청약을"
지난달 청약홈 홈페이지 개편 작업과 국회의원 선거(4월 10일) 일정으로 주춤했던 청약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온기를 되찾고 있어서다. 게다가 혼인·출산 가구에 유리하게 청약 및 대출 제도가 개편돼 청약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봄 분양철을 맞아 주요 지역 대단지 등 ‘알짜 아파트’를 속속 내놓을 전망이다.
○거래량 증가에 ‘시장 온기’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499건을 기록했다. 1월(2568건) 이후 두 달 연속으로 2000건을 넘겼다. 2월에 설 연휴가 낀 데다가 거래일이 다른 달에 비해 적었음에도 비교적 활발한 모습이었다. 거래 신고 기한(30일)이 남은 지난달 거래량도 이미 2500건을 웃돌았다.
거래가 늘며 서울을 중심으로 가격 반등세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 주(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한 주 전보다 0.0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넷째 주 17주 만에 0.01% 상승 전환한 데 이어 2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에서 시작된 상승세는 주변 지역으로 퍼져나가는 분위기다. 같은 기간 인천 아파트값은 보합을 기록해 하락을 멈췄다. 경기(-0.06%→-0.03%)는 내림 폭이 축소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수요자가 선호하는 주요 지역 준공 10년 이내 아파트와 랜드마크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가 소진되고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월 출시된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저리 정책 대출이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2년 내 자녀를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 혹은 1주택 가구(대환 대출)에 최대 5억원까지 최저 연 1%대 금리로 주택 자금을 빌려준다. 대출 대상 주택은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신생아 특례대출 연 소득 요건을 기존 부부합산 1억3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정책 수혜 대상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청약자 늘어날까
거래량 회복 훈풍에 더해 이달부터 청약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난다. 신혼·출산 가구에 유리하도록 요건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우선 다자녀 특별공급에 참여할 수 있는 가구다. 공공분양과 민간분양 모두 다자녀 특별공급 자녀 수 조건이 기존 3명 이상에서 2명 이상으로 완화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체 18세 이하 유자녀 가족 중에서 3자녀 이상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9.7%(45만6000가구)에 불과했다. 2자녀 가구 비중은 47.9%(224만5000가구)에 달했다. 그만큼 다자녀 특별공급을 노릴 수 있는 가족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신혼부부의 청약 참여 기회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부부가 각각 특별공급에 청약하거나 규제지역 일반공급에 청약해 중복으로 당첨되면 모두 부적격 처리됐다. 앞으로는 먼저 신청해 당첨된 건은 유효하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생애최초·신혼부부·신생아 특별공급 때 배우자에게 혼인 전 청약 당첨이나 주택 소유 이력이 있더라도 청약 신청이 가능해진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2년 이내 출생(임신·입양 포함) 자녀가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신생아 특별·우선공급을 신설하기로 했다. 당장 이달 청약에 나서는 단지부터 생애최초·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의 20%(우선공급 15%, 일반공급 5%)가 신생아 특별·우선공급으로 배정된다.
○대단지·중소형 면적 주목
건설업계는 이달부터 ‘알짜 단지’ 공급에 나서고 있다. 이달 4만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수요자가 선호하는 입지에 대단지 아파트가 나온다.
수도권 대단지로는 우미건설이 공급하는 ‘김포 북변 우미린 파크리브’가 관심을 끈다. 경기 김포시 북변동 북변3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아파트다. 지하 3층, 지상 15~29층, 13개 동, 총 1200가구(일반분양 831가구)로 지어진다. 모든 가구가 전용면적 59·74·84㎡의 중소형으로 구성된다.
포스코이앤씨가 짓는 충남 아산 탕정면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 2차’도 이달 분양에 나선다. 지하 2층~지상 최고 35층, 9개 동, 총 1214가구(전용 70·84㎡) 규모로 조성된다. 1050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지난 1월 공급된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 1차’는 1순위 청약에서 52.6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책 혜택이 집중된 전용 85㎡ 이하 중소형 면적 아파트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전용 85㎡, 9억원 이하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다. 전용 85㎡ 이하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2인 이상 가족을 수용할 수 있다. 이번 청약 제도 개편의 수혜자로 손꼽히는 30·40대의 자금 여력 등을 감안하면 수요자의 중소형 면적 아파트 선호가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건설이 경남 김해시 구산동에 선보이는 ‘김해 구산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전용 84㎡ 단일 면적으로 구성된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6개 동, 총 714가구 규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총선 후 이달 3주 차부터 물량이 증가해 4만 가구가량이 쏟아질 것”이라며 “일부 단지는 분양가가 높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시세 대비 공급가가 적절한지 잘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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