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보복공격 임박했다…美중부군사령관 긴급 이스라엘행(종합)

김성식 기자 박재하 기자 2024. 4. 1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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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시오스, 정부 관계자 인용보도…블룸버그 "이란, 수일 내 미사일·드론 발사"
바이든 행정부 '철통 방어' 확언에도…"미군 표적될 가능성에 확전 우려 증폭"
지난 1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이 공습받아 건물이 무너지고 이란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 등 11명이 숨졌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이번 공격의 배후로 지목했다. 2024.04.01/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박재하 기자 =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이 공습을 받자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알려진 가운데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이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히 이스라엘을 방문한다고 미 매체 악시오스가 10일(현지시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은 이날 악시오스에 마이클 에릭 쿠릴라 CENTCOM 사령관이 오는 11일 이스라엘에서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과 회담한다고 전했다. 이란의 탄도·순항미사일과 공격용 무인기(드론)가 이스라엘 본토를 타격할 가능성에 이스라엘 정부가 대비하고 있으며, 쿠릴라 사령관의 이번 방문도 이와 관련한 대응책을 조율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관계자들은 덧붙였다.

이날 앞서 블룸버그 통신도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 또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대리자들이 이스라엘 정부·군사시설을 향해 앞으로 수일 내에 고정밀 미사일 또는 공격용 드론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민간 시설은 이번 표적에서 제외되지만, 친(親) 이란 민병대 헤즈볼라 근거지인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일대가 아닌 이스라엘 도심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서방 정보당국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발발한 뒤 이스라엘의 레바논 국경에선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 간 포격전이 산발적으로 이어졌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가 하마스 지지를 표명하면서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을 펼치고 있는 이스라엘에 보복을 감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란의 대(對) 이스라엘 공격이 실현될 경우 이스라엘 도심이 이란에 의해 피격되는 건 개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사안에 정통한 정보당국 관계자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은 이제 "만약이 아닌 시점(when)의 문제로 보인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스라엘도 공격이 임박했다는 서방 정보당국의 견해에 동의했다.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이란이 자국 영토에서 공격하면 이스라엘은 이란에서 대응 공격하겠다"고 올렸고,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같은 날 자국 장병들에게 유사시 신속하고 단호한 공격을 주문했다.

지난 1월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가 공개한 사진으로 전투기 한 대가 예멘 후티반군을 상대로 표적 공습을 가하는 작전에 합류하기 위해 출격하는 모습이 담겼다. 2024.01.12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미국은 일단 동맹인 이스라엘과 긴밀히 공조하겠다는 방침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일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철통같다"면서 "이란의 이스라엘 위협에 대처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갈란트 국방장관과의 통화에서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거듭 강조하는 한편 이란과의 위협에 맞서 이스라엘과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6개월을 넘긴 가자지구 전쟁이 이란의 보복 공격을 계기로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시나리오를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급기야 중동 주둔 미군이 이란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내부 분석까지 나왔다. 이날 미 매체 디 인터셉트는 지난 9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회의록을 입수해 바이든 행정부가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습 사건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거리를 두려고 노력했지만, 이란의 표적에 미군이 포함될 가능성이 내부적으로 거론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확전 우려는 오히려 증폭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이란의 보복 공격 방식으로 4가지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스라엘 정부 관료를 암살하거나 대사관을 공격하는 등 역외에서 비대칭적으로 대응하는 시나리오 △헤즈볼라 등 이란의 대리 세력을 내세워 이스라엘 내부의 목표 공격하는 시나리오 △이라크나 시리아 내 친이란 세력 내세워 미군을 공격하는 시나리오 △이란의 이스라엘 영토 혹은 이스라엘 핵심 타깃을 표적 공격하는 시나리오 등이다.

이란 보복 공격의 빌미가 된 이스라엘의 이란 영사관 공습은 지난 1일 벌어졌다. 호세인 아크바리 시리아 주재 이란 대사는 이란 국영방송에 이스라엘군의 F-35 전투기가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에 미사일 6발을 투하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 정예 특수부대인 쿠드스군의 고위 간부인 무함마드 레자 자헤디와 무함마드 하디 하지 라히미를 포함해 총 13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이란 영사관 폭격 여부를 부인하지도 인정하지도 않고 있지만, 이란은 일찌감치 보복을 예고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3일 연설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조만간 "매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도 하메네이는 시리아 영사관 공습은 국제 협정을 무시한 처사이며 "자국 영토를 공격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스라엘 공격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섰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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