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 대출 1년 만에 줄어 1098조

한국은행 “은행권 대출 통계에 잡히지 않는 정책대출 영향”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뉴스1

은행권 가계 대출이 1년 만에 하락했다.

11일 한국은행의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 대출은 1098조6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조6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가계 대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이다.

전세 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증가 폭이 2월 4조7000억원에서 지난달 5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특히 전세 자금 대출은 1조7000억원 감소했다. 전세 자금 대출은 연초엔 신학기를 앞둔 이사 수요에 늘었다가, 3월에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기타 대출도 신용 대출을 위주로 2조1000억원 감소하면서 작년 11월부터 감소세를 지속했다.

다만, 한은은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큰 폭으로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원지환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디딤돌 대출, 버팀목 대출 등 주택도시기금 정책 대출이 은행 재원이 아닌 기금 자체 재원으로 공급된 영향”이라고 했다. 정책대출은 은행권 대출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통상 매달 3조원 정도의 주택도시기금 정책 대출이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3월 가계 대출은 전달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은은 추정했다. 그럼에도 한은은 부동산 시장 부진, 고금리, DSR(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가계 대출 증가세가 당분간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금융 당국에 따르면 3월 중 전 금융권 가계 대출은 전달보다 4조9000억원 감소해 2월 감소 폭인 1조9000억원보다 감소 폭이 2배 이상으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