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과·금배, 가격 불안 더 심화할 듯…출하량 줄고 서리 피해 우려도

안광호 기자 2024. 4. 1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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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시민들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못난이 사과’를 구매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사과 등 주요 과일의 출하량과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음주 본격적으로 개화기를 맞는 사과의 서리 피해 우려도 제기돼 과일 가격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농업관측월보를 보면, 4월 이후 2023년산 사과 출하량(생산량에서 수출량 제외한 것)은 7만9000톤으로 추정됐다. 1년 전 같은 기간 10만3200톤(2022년산) 대비 23.4%, 평년(2018∼2022년산) 평균 출하량(9만7800톤) 대비 19.2% 각각 감소한 수준이다. 배는 4월 이후 출하량이 6000톤으로, 전년 3만7000톤에 비해 83.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가운데 농협과 거점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등이 비축 물량이 갈수록 줄어들자 출하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출하량 감소는 도매가격 추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소매가격은 정부가 납품단가 지원과 할인 지원 등으로 누르고 있지만, 도매가격은 갈수록 오르는 추세다. 사과의 경우 지난달 평균 도매가격(후지 상품·가락시장)이 10㎏당 7만1500원으로 전월(6만5396원) 대비 9.4% 상승했다. 4월(1~9일 평균) 가격은 이보다 2.63% 오른 7만3425원이다. 배 신고 도매가격(상품·가락시장) 15kg의 월별 평균 도매가격은 3월 9만9408원에서 4월 10만1790원으로 올랐다.

농가 고령화와 인건비 상승 등 영향으로 올해 과일 재배면적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원은 올해 사과, 배, 감귤, 단감, 포도, 복숭아 등 6대 과일 재배면적을 10만5988㏊(헥타르·1만㎡)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10만7156㏊보다 1.1% 줄어든 것이다. 이중 사과는 재배면적이 지난해 대비 0.4%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사과 가격 강세의 직접적 원인 중 하나였던 서리 피해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수는 꽃이 피면 추위에 잘 견디지 못한다. 만일 서리가 발생하면 꽃눈이 고사해 착과(열매가 달리는 것) 수가 감소하거나 과일이 부실해진다. 지난해는 봄철 서리 피해로 사과와 배 착과 수량이 전년보다 각각 16.5%와 31.8% 감소했다.

봄철 서리 피해는 자주 발생하고 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사과와 배 봄철 서리 피해로 지급된 보험금은 8633억원에 달한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다음주 개화기를 맞는 중부지역의 기상 상황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연구원에 따르면 사과 만개기(꽃의 약 70∼80% 개화)는 경남 거창의 경우 이달 13∼15일, 전북 장수는 15∼17일, 충북 충주는 18∼20일이다. 2021년에는 4월 중순(14~15일)에 한파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박한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과일과채관측팀장은 “배보다 다소 늦게 꽃이 피는 사과는 경남 거창, 대구 군위, 충북 충주 등 주산지를 중심으로 다음주 본격적으로 꽃을 피게 된다”며 “작년처럼 개화기 서리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기상 상황을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 사과·배 가격 역대 최고 상승률···“할인지원이 소비 수요 부추겨”
     https://www.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404020820001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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