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與, '한강벨트' 사수 눈길…'인물론' 통했나
나경원·권영세 vs 류삼영·강태웅…주민은 '경륜' 선택
'재도전' 김재섭, 도봉갑 탈환…안귀령, '무연고 공천' 패착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4·10 총선 최대 격전지로 분류된 '한강벨트'에서 국민의힘은 '정권 심판론' 돌풍 속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이 깃발을 올린 지역 대부분은 중진 국회의원이나 지역을 오래 가꾼 인사들인 만큼, '인물론'이 심판론을 압도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48석 중 민주 37-국힘 11석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100%인 상황에서 서울 48석 중 더불어민주당은 37석, 국민의힘은 11석을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당이 전체 254개 지역구 중 161석을 확보할 정도로 '정권 심판론'이 거셌지만, 국민의힘은 소위 '한강 벨트'로 불리는 수도권 격전지에서 소정의 목표는 달성한 모양새다.
한강벨트는 한강과 맞닿은 지역으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특정 지역과 달리, 과거 총선에서 여야가 사수·탈환을 반복한 곳이다. 그동안 서울이 보수 정당 입장에선 '불모지'로 평가됐지만, 지역 탈환을 위해 여당이 내놓은 전략은 당내 굵직한 이름의 정치인 투입이었다.
실제 국민의힘이 탈환한 지역(마포갑·용산·동작을·도봉갑) 후보의 면면을 보면 '정치 신인'은 전무하다.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4선의 권영세(용산) 의원,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 출신 4선의 나경원 전 의원(동작을), 민주당이 뿌리인 시대전환에서 당적을 옮긴 조정훈 의원(마포갑),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 출신이자 불모지 도봉갑을 21대 총선 때부터 가꾼 김재섭 당협위원장 등 수도권 대표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민주당 자객공천 '무리수' 결과
당초 국민의힘은 수도권 탈환 정책으로 '86(80년대 학번·60년대생)세대 운동권 정치 청산' 카드를 꺼냈지만, 민주당의 공천 혁신에 속수무책으로 구도 잡기에 실패했다. 결국 후보들은 자신들의 강점을 내세워 선거전을 벌였고, 결국 '인물론'이 정권 심판론을 꺾은 원동력이 된 셈이다. 더욱이 이들이 도전한 지역구는 과거 자신의 지역구거나 이미 도전했던 곳으로 주민과의 친밀감이 남다르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실제 서울 내에서 패배한 후보들의 경우, '자객 공천'이라는 명분으로 연고도 없는 상태에서 투입된 경우가 다수였던 만큼, 민주당과의 대결구도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에 당선된 여당 후보들의 경쟁자들이 인지도가 낮은 '정치 신인'이라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용산에 출마한 강태웅 민주당 후보는 제15대 서울시 행정1부시장 출신으로 당으로부터 전략공천을 받았지만, 권 후보보다 낮은 인지도가 약점이었다. 이재명 대표는 '정치인 강태웅' 알리기에 집중하기 위해 지원 유세에 사활을 걸었지만, 대통령실 앞마당인 용산에서 '정권 심판론' 선봉장으로서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재명 공들인 류삼영, 한계 '불가피'
류삼영(동작을)·이지은(마포갑) 후보도 낮은 인지도가 약점으로 꼽혔다. 소위 '경찰 남매'로서 경찰국 설치에 반대해 탄압받은 대표적인 인물이지만, 후발주자인 '정치 신인'으로서 나경원·조정훈 후보와 비교하면 인지도와 무게감에서의 격차는 불가피했다. 더욱이 나 후보의 경우 동작을 지역에서만 2선을 지낸 인물이지만, 동작을의 '교육 특구' 설립을 위해 총선 전부터 시·구의원들과 협력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경륜'에서도 상대 후보와 차이를 보였다.
도봉갑의 경우도 민주당 대변인 출신 안귀령 후보가 전략공천 됐지만, 김 후보와 달리 '지역 연고'는 물론 상징성 면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도봉갑은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평가되는 고(故) 김근태 전 의원과 부인인 인재근 의원이 오랫동안 뿌리를 내리며 지역을 사수한 곳으로 민주당 입장에선 상징성이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안 후보는 대표적인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라는 점을 제외하면 도봉갑의 상징성과 맞아떨어지는 없던 것이 낙선 요인으로 보인다.
'여당 프리미엄' 후광 덕도
결국 '정권 심판' 돌풍 속에서도 여당이 일부 '한강 벨트'를 탈환할 수 있었던 원인은 '인물 구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마포·용산·동작 등 지역은 부동산 민심이 민감한 지역인 만큼, '여당 프리미엄'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나 후보 캠프 측은 지난 5일 <아이뉴스24>와 만나 "주민들도 힘이 없는 국회의원이 누군지 안다. 실제 초선인 이수진 의원은 힘이 없어 고등학교 신설 관련해서 추진하지 못했다"며 "정부 심판론이 나 후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상승되는 것은 온전히 나 후보 능력"이라고 말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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