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스포츠 예능, 팬을 바라보기 시작했다[스경연예연구소]

스포츠는 어느새 예능의 소재로 TV 안 깊숙이 파고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스포츠 예능’이라고 하면 일단 많은 시청자들은 박진감 있는 경기의 양상을 먼저 떠올린다. 실제 과거 ‘우리동네 예체능’류의 체험 예능이나 ‘뭉쳐야 찬다’ ‘최강야구’류의 경기 예능을 보더라도 스포츠 예능의 재미는 ‘예능’보다는 ‘스포츠’의 재미에 기댔다.
그러던 ‘스포츠 예능’이 경기장이 아닌 팬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ENA와 유튜브 채널 십오야에서 동시 공개되는 ‘찐팬구역’이 그 시작이다. ‘찐팬구역’은 스포츠의 ‘찐팬(진짜 팬)’ 아니며 들여다보기 쉽지 않은 영역에 카메라를 들이민다.
‘찐팬구역’은 TV 방송은 ENA에서 송출 중이지만 그 제작은 제작사 에그이즈커밍과 스튜디오 수파두파가 겸한다. 그리고 연출은 바로 지난해 KBS에서 ‘홍김동전’을 연출했던 박인석PD가 맡았다.

에그이즈커밍은 나영석PD를 비롯해 신원호, 신효정PD, 이우정 작가 등 KBS와 tvN 예능의 줄기를 잡은 이들의 회사다. 스튜디오 수파두파는 ‘천하무적 야구단’ ‘날아라 슛돌이’ 등을 만들어 ‘스포츠 예능’의 기틀을 닦은 최재형PD가 설립한 회사다.
극적인 설정이 필요한 첫 번째 팬으로는 프로야구 KBO 리그의 한화 이글스의 팬들이 꼽혔다. 이미 지난 8일 첫 방송에도 공개됐지만, 한화는 최근 5년 동안의 순위가 9, 10, 10, 10, 9위에 이를 정도로 바닥권을 기고 있는 팀이다. 심지어 2020년에는 18연패에 빠지며 KBO 리그 역대 최다연패 최고기록을 쓸뻔했다.
하지만 한화의 팬들은 매 경기 8회가 되면 “최!강!한!화!”를 외치는 육성응원과 ‘나는 행복합니다’라는 노래로 대표되는 ‘행복응원’의 대명사다. 제작진은 대전과 충청을 대표하는 한화의 팬으로, 역시 그 지역 출신이 많은 배우 차태현, 인교진, 그룹 페퍼톤스의 이장원을 섭외했다. 여기에 한화의 영구결번 ‘레전드’ 김태균이 합류했다.
첫 경기는 전년도 디펜딩 챔피언 LG와의 경기였다. LG 트윈스의 팬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열정을 발휘하는 가수 홍경민과 배우 신소율이 함께했다. 프로그램은 이들이 함께 2024시즌 개막전을 보면서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담았다. 여기에 과거 두산에서 시구하고 한화를 응원한 뒤, 다시 SK에서 응원해 화제가 된 조세호가 유니폼을 반반씩 입은 ‘박쥐 MC’로 분해 웃음을 준다.

경기가 시작되고 평소처럼 ‘집관’의 자세를 갖춘 스타들은 평소 보이지 않는 모습을 드러낸다. 인교진은 경기가 시작되자 천안북일고를 나온 충청도인의 구력을 뽐내며 충청도 사투리로 야유를 시작했고, ‘극 내향인’ 이장원도 열정을 뿜어냈다. 이들의 예상치 못한 모습은 상대편인 신소율이나 MC 조세호도 놀랄 만 했다.
연출을 맡은 박인석PD는 “사실 나는 스포츠에 미쳐있었다”며 “장래 희망은 야구선수였고, 방송사에 지망할 때는 스포츠PD로도 했다. 현장에서는 아무도 방송적인 연기를 하지 않는 ‘찐 리얼’ 상황이고,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예능의 그림”이라고 프로그램을 평가했다.
그리고 새로운 뉴미디어 중계권자로 티빙을 선정한 후 경기화면의 제공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갖게 된 KBO의 협조로 프로그램은 경기 장면에 있어서도 폭넓은 선택권을 갖게 됐다. 흔히 야구팬들이 ‘집관’을 하며 일희일비를 하던 모든 모습이 예능의 형태로 가공되게 된 셈이다.
‘찐팬구역’은 스포츠 예능에서 그 주체를 팬으로 옮겼다는 점에서 색다른 시도가 돋보인다. 거기에 ‘몬스터’ 류현진이 복귀해 더욱 깊은 서사를 갖게 된 한화의 존재는 소재로서 고무적이다. 경기장에서 벗어난 예능의 카메라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그 실험은 시작됐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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