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전환지원금 제도 추진동력 잃나

윤정민 기자 2024. 4. 1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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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전환지원금, 지난달 23일 이후 변화 無
"갤S24 등 최신폰 지원금 인상 당분간 없을 듯"
야권 총선 승리에 정부 정책 추진력 잃어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1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 전환지원금 목록은 지난달 23일 이후 바뀌지 않고 있다. 50만원까지 지급할 수 있는 전환지원금의 현재 최고치는 33만원(KT '갤럭시 Z폴드5' 등 5종 기준)이다. 지난달 24일 서울시내 한 휴대전화 매장에 전환지원금 홍보문이 붙은 모습. 2024.03.24. kgb@newsis.com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가 끝나면서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의 향후 변화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부가 가계통신비 실질적인 인하 효과를 내기 위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 갤럭시 S24, 아이폰 15 시리즈 등 최신 고가 스마트폰 전환지원금 인상·도입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총선 이전 상황 만큼의 동력은 떨어질 것이라는 업계 분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 전환지원금 목록은 지난달 23일 이후 바뀌지 않고 있다. 50만원까지 지급할 수 있는 전환지원금의 현재 최고치는 33만원(KT '갤럭시 Z폴드5' 등 5종 기준)이다.

전환지원금 제도는 윤석열 정부가 총선 전 새롭게 제시한 가계통신비 정책이다. 5G 중저가 요금제를 도입했으나 스마트폰 가격 인상으로 여전히 가계통신비가 부담된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정부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를 내세웠다. 통신사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을 일으켜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에서다.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는 13일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에 따른 ) 시행령 개정에 따른 '이동통신사업자 변경 시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지급 기준' 제정안과 '지원금 공시 및 게시 방법 등에 관한 세부기준'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날 의결된 고시 제·개정안은 관보에 게재되는 14일부터 즉시 시행된다.


단통법 폐지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정부는 지난달 단통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전환지원금을 도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총선 전 단통법 폐지가 사실상 불가능했던 상황에서 정부·여당 지지도를 끌어올리고자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라도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를 낸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방통위는 전환지원금 도입 당시 갤럭시 S24 일반형(출고가 115만5000원) 실구매가가 0원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시지원금 50만원, 전환지원금 최대 50만원에 추가지원금(공시·전환지원금의 최대 15%)까지 더하면 총할인액이 115만원이 된다는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정부 기대와 달리 전환지원금 효과는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50만원 이하 중저가형 스마트폰이나 갤럭시 S23 등 구형 스마트폰의 경우 전환지원금 도입으로 구입 부담이 낮아졌으나 수요가 많은 갤럭시 S24, 아이폰 15 시리즈 등 최신 고가 스마트폰의 전환지원금은 여전히 10만원 이하에 머물거나 지원금 목록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주재로 통신3사, 제조사 간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 LGU+ 황현식 대표, 방통위 김홍일 위원장, SKT 유영상 대표, KT 김영섭 대표, 애플코리아 안철현 부사장. (사진=방통위 제공)


김홍일 방통위원장이 지난달 22일 통신3사·제조사(삼성전자, 애플코리아) 대표자들과 만나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전환지원금 확대 협조를 당부했으나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전환 지원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방통위는 이후에도 통신3사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전환지원금 인상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환지원금 변화는 현재까지 없다.

이러한 영향에 번호이동 수치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번호이동 건수는 52만4762건이다. 2월(50만4119건)보다 소폭 늘었으나 1월(56만63건)보다 약 4만건 적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해찬·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이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공동취재) 2024.04.10. photo@newsis.com


전환지원금이 통신 시장 경쟁 촉진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총선 후에도 전환지원금 규모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범야권(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조국혁신당 등)이 180석 이상을 확보한 영향에 정부 정책 추진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정책 추진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현재로도 수요가 충분한 갤럭시 S24, 아이폰 15 등에 통신사가 굳이 전환지원금 등 재원을 부담하며 수익을 낮출 의향은 당분간 희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통법 폐지의 경우 여야 모두 찬성하는 상황이라 법안 폐지 논의는 22대 국회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법 폐지에 앞서 시행령·고시를 고쳐 전환지원금을 도입한 만큼 야권 일각에서는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여야 간 갈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단통법) 시행령 자체가 모법을 위반한, 법 체계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과방위 전체회의 등이 열리면 전환지원금이 선거 목적용으로 도입했다는 등으로 여당에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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