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민주당 압승? 국민의힘 압승!···"여기는 대구"

조재한 2024. 4. 1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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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심판론이 삼켜버린 22대 총선
정권 심판론과 야당 심판론이 맞선 22대 총선, 국민의 선택은 '정권 심판'이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역구 116석, 비례 위성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4석 등 절반을 훌쩍 넘은 175석을 차지했습니다.

조국혁신당 12석까지 포함하면 범야권이 190석에 이릅니다.

국민의힘은 지역구 90석, 비례정당 국민의미래 18석 등 108석에 그쳤습니다.

집권 여당이 이번 같은 큰 격차로 패한 건 처음입니다.

대통령 임기가 2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 중간 평가 성격인 강한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야당이 여당을 압도한 선거입니다.


대구 12석·경북 13석 모두 국민의힘 차지

전국 판세와 달리 대구와 경북은 이변 없는 국민의힘 압승으로 마무리됐습니다.

경북 경산에서 국민의힘 조지연 후보가 무소속 최경환 후보와 개표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 했습니다만 승자는 조 후보였습니다.

당초 국민의힘 공천 취소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나온 도태우 후보의 지역구 대구 중구남구에서도 접점이 예상되기도 했는데, 국민의힘 김기웅 후보가 여유 있게 승리를 거뒀습니다.

그나마 접전을 펼친 곳이긴 하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한 뿌리에서 나온 보수 후보들로 누가 되든 지역의 정치 구도에는 별다른 변화는 없었을 겁니다.

국민도 모르는 국민추천제 '낙하산'···당선에는 'No problem!'
공천 초기 국민의힘은 국회에서 '쌍특검' 표결에 대비해 이탈 표를 줄이기 위해 현역 의원을 대거 공천하는 쉬운 선택을 했습니다.

이탈 표를 막아 '쌍특검'을 무산시키겠다는 의도였죠.

'감동이 없다. 쇄신이 없다.' 비판이 일자 국민 추천제를 들고 나왔습니다.

대구에도 여러 곳 포함됐습니다.

'이런 인물이 있었나?' 당직자도 모르는 인물이 내리꽂혔습니다.

낙! 하! 산!

중남구 도태우 후보는 공천을 받고 5·18 폄훼 발언 등으로 공천이 취소되자 무소속 출마를 했습니다.

지역 정서를 무시했다는 비판에도 역시나 낙하산 공천을 받으면서도 지역 활동이 전무하다시피 한 인물이 내려왔습니다.

논란에 논란이 꼬리를 물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원 당선이라는 크게 놀랍지 않은 결과를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압승'했는데 '참패'?
더불어민주당은 전국적으로 압승을 거뒀습니다만 대구·경북만 보자면 참패였습니다.

지난 21대에 이어 2번 연속 대구 12곳, 경북 13곳 등 25개 선거구에서 단 한 명의 당선인도 내지 못했습니다.

극심한 인물난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

민주당은 진보당과 새진보연합과 함께 대구에 단일 후보를 냈습니다.

그럼에도 서구에는 끝내 후보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4년 전 21대 때만 하더라도 25개 전 지역구에 후보를 내기라도 했지만, 이번에는 대구 4곳, 경북 2곳에 민주당 후보가 없었습니다.

과거 동진정책을 펴며 8년 전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김부겸 전 총리와 홍의락 전 의원마저 출마하지 않으면서 인물난은 더욱 심화했습니다.

여당도 야당도 대구는 패싱?
한강 벨트와 낙동강 벨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두 거대 당이 화력을 집중한 곳입니다.

낙동강은 대구와 경북을 거쳐 흐릅니다만, 여기서 낙동강 벨트란 대구·경북이 아니죠? 낙동강 하류 부산·경남을 말합니다.

접전지역에 집중하다 보니 대구·경북에는 중앙당 차원의 지원도 부족했습니다.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 이재명 대표가 대구를 찾은 건 하루에 그쳤습니다.

4월 4일 부산에서 1박 2일 유세를 끝내고 중부지역으로 이동하던 저녁 시간 동대구역 광장에서 가진 약 20분 유세가 전부였습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 역시 지난 주말 한 차례 대구를 찾는 등 여야 양측으로부터 큰 시선을 끌지 못했습니다.

녹색정의당과 진보당 새진보연합도 대구와 경북에 7명의 후보를 내며 최고 19%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대부분 한 자릿수 득표율에 그치며 고배를 마셨습니다.

대구 민주당 "대구시민 변하고 있다"···'희망 고문'은 아닌지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시민의 명령에 심기일전하겠다는 논평을 냈습니다.

지난번 총선 때 출마한 김부겸 전 총리, 홍의락 전 의원 같은 스타플레이어가 없는 상황에서 대부분 20% 후반의 득표를 한 것은 대구시민이 변하고 있다는 증표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동안 대구경북신공항과 달빛고속철도 특별법 통과, 대구·광주 경제공동체 선언 등의 성과를 내왔다며 인물과 이슈 발굴로 전진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또 민주·진보 연합으로 함께 나선 야권 후보들도 의미 있는 득표를 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여기는 '보수의 성지' 대구랍니다
이번 총선 비례 투 현황을 보면, 대구에서 더불어민주연합은 13.68%의 득표율을 올렸습니다.

4년 전 16.23%에 비해 떨어졌습니다만 조국혁신당이 11.8%를 얻은 걸 감안하면 많이 오른 수치입니다.

그런데, 국민의미래는 60.16%를 올려 4년 전 54.79%에서 더 올랐습니다.

민주 계열 득표율도 올랐다고 하지만, 글쎄요. 지역의 민심에 변화가 있는 게 맞는지는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왜냐고요?

여기는 대구, 보수의 성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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