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 도전 '제일엠앤에스'…올해 흑자전환 예상
지난해 44억 순손실…올해 추정 순이익 247억
3개월 내 상장주식의 40% 물량 나올 수 있어
2차전지 제조 공정 중 가장 먼저 진행하는 전극공정에 필요한 장비의 제조·설계를 하는 제일엠앤에스가 코스닥시장 상장에 도전한다. 2차전지 종목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은 만큼 2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인 제일엠앤에스도 주목 받고 있다.
다만 높은 부채비율과 아직까지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 기업공개(IPO)로 손에 쥘 공모자금 대부분을 채무상환에 쓴다는 점 등은 투자자 입장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회사 측은 현재 체결한 발주 등을 근거로 올해부터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일엠앤에스는 1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IPO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후 기업 운영계획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영진 제일엠앤에스 대표는 "국내 유일의 방산 분야 믹싱 업체로서 2차전지, 화학, 제약, 방산에 이르는 다양한 산업에서 최고의 파트너사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일엠앤에스는 각자대표체제로 이영진 대표는 아버지인 이효원 대표와 함께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제약‧식품설비로 시작해 2차전지로 사업영역 확대
제일엠앤에스는 1981년 회사를 설립하면서 제약 및 식품사업설비를 만드는 회사로 출발했다. 주로 생약‧안약‧연고 및 전분‧포도당‧조미료 등을 만드는 제조 설비를 만들고 있다. 이후 2000년대부터 화학‧방산‧우주항공 관련 장비사업을 추가하고 2차전지 전극공정 중 믹싱(양극재·음극제를 가루 및 용매 등으로 혼합하는 과정)에 활용하는 장비(믹싱 장비)를 만드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지금은 2차전지 관련 매출이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 1432억원 중 2차전지 관련 매출이 차지하는 금액은 1424억원(99%)에 달한다.
2차전지 사업비중이 압도적이지만 제약‧식품설비 관련 사업도 병행하고 있는 점은 2차전지 사업이 다소 주춤할 때 어느 정도 완충장치를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은 2차전지 외에도 제약, 화학, 방산 등 이종 섹터에도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꼽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기준 방산‧우주항공 및 제약‧식품관련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매출액의 0.51%에 불과하다. 따라서 단숨에 관련 매출액 비중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2차전지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 제일엠앤에스의 사업도 악화할 수 있다. 특히 2차전지는 국내 및 해외 국가들의 정부 정책에 영향을 크게 받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매출처가 편중되어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제일엠앤에스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에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데 두 회사에 대한 매출 비중은 83.07%에 달한다. 제일엠앤에스는 "매출처 편중 위험 줄이기 위해 유럽 및 미국의 2차전지 및 전기차 업체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테슬라요건 활용…작년 44억 손실, 내년엔 247억 이익
제일엠앤에스는 이익미실현기업 상장 방식으로 코스닥 입성에 나선다. 이익미실현기업 상장은 일명 '테슬라 요건'이라고도 하며 이익을 내지 못하는 적자기업이지만 기술력이 좋을 경우 주식시장 입성을 위해 상장요건을 완화해주는 일종의 특례 상장이다.
현재 이익이 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제일엠앤에스는 올해 추정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유사기업인 △피엔티 △윤성에프앤씨 △이노메트리 △엔시스 4곳의 주가수익비율(PER) 방식으로 희망공모가를 계산했다. PER은 회사 주식 1주가 순이익의 몇배가 되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다. PER이 낮으면 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 받고 있다는 의미다.
비교대상 기업 4곳의 평균 PER 25.85배를 바탕으로 제일엠앤에스의 올해 추정 당기순이익 (247억원)의 현재가치(198억원)를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희망공모가 1만5000원~1만8000원을 제시했다. 이는 39.46%~27.35%의 할인율을 포함한 값이다.
제일엠앤에스의 작년 매출액은 1432억원이지만 4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하지만 회사는 올해 매출 3487억원과 순이익 247억원을 거둘 것이라고 제시했다. 회사 측은 현재 발주 및 견적 단계에 있는 사업들을 근거로 매출액과 순이익을 추정했다.
이에 대해 제일엠앤에스 관계자는 "사실상 매출이 확정적인 PO(Purchase Order, 발주서) 단계 추정매출액이 98%를 차지하고 RFQ(견적의뢰 단계) 추정 매출액은 2% 수준인 만큼 올해 추정 매출액과 순이익은 사실상 확정적인 수치"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확정 가능성이 높은 추정 실적이라고 밝혔지만 어디까지나 '추정'인 만큼 변동 가능성이 있다. 아직 손실만 내고 있는 기업이 추정 순이익을 바탕으로 공모가를 결정한 만큼 공모가가 기업의 실제가치보다 부풀려져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주관사인 KB증권인 제일엠앤에스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에게 환매청구권을 부여한다.
환매청구권은 상장이후 주가가 내려가면 주관사가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환불해 주는 일종의 투자자보호 조치다. 투자자는 상장일로부터 3개월 간 주가추이를 본 뒤 KB증권에 환매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3개월 내 상장주식의 40% 물량 나올 수 있어
제일엠앤에스가 올해 추정실적대로 견고한 재무구조를 만들 수 있을 지도 관건이지만, 투자자는 상장 후 쏟아지는 다량의 물량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상장 후 3개월내 공모주식수를 포함 기존 투자자의 지분까지 더하면 무려 40%에 달하는 물량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장 전 투자한 SKS한국투자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 한국투자2022사모투자합자회사의 지분율은 각각 12.44%, 12.21%에 달한다. 총 500만주에 달하는 물량 중 다수는 1개월 의무보유확약에 그친 만큼 다량의 물량이 차익실현을 위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
과거 발행한 전환우선주(252만주)도 있다. 이 물량은 아직 보통주로 바뀌지 않은 물량으로 제일엠앤에스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상장 후 5영업일 내에 보통주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물량 중 150만여주는 1개월, 나머지 100만여주는 3개월 의무보유확약을 걸었지만 결과적으로 상장 3개월이 지나면 모두 차익실현을 위해 매물로 나올 수 있는 물량인 셈이다.
IPO를 통해 확보할 자금 432억원(희망공모가 1만8000원 기준) 중 83%를 기존에 진 빚을 갚는데 사용한다는 점도 따져봐야할 대목이다.
제일엠앤에스는 현재 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장기차입금(126억원)과 단기차입금(290억원)이 있다. 특히 1년 내에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이 많고 이중 120억원은 당장 올해 상반기에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346%에 달한다. 다만 2021년 부채비율이 2408%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제일엠앤에스 관계자는 "부채가 늘어난 건 저희 회사만의 문제는 아니고 장비업을 하는 회사들은 계약이 많아질수록 수주물량도 늘어나 부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부채 해소를 위한 추가적인 자금조달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또 미래사업 계획과 관련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럽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 노스볼트의 믹싱 장비공급업체이고 현재 독일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2026년 목표로 배터리 공장 건설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항공 우주산업 분야 강화 및 수소연료전지 믹싱 공정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보라 (bora5775@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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