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사퇴한 국민의힘… 커지는 중진 역할론

박지영 기자 2024. 4. 1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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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지난 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의석수 109석을 확보하며 참패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 바로 다음 날인 11일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번 총선 참패의 원인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국민적 불만으로 분석되는 만큼 계파색이 옅은 중진들이 위기 수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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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지난 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의석수 109석을 확보하며 참패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 바로 다음 날인 11일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범야권이 180석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며 다시 거야(巨野)가 의회 권력을 쥐게 됐다. 여당인 국민의힘 구원투수로 누가 등판할지에 관심이 몰린다.

이번 총선 참패가 ‘정권 심판론’이 분출된 결과라는 분석이 많은 만큼, 윤석열 대통령과 당내 친윤(親尹)계와 각을 세운 적 있는 비윤(非尹)계 중량급 주자들이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왼쪽부터)과 원희룡, 안철수,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며 “민심은 언제나 옳다. 국민의 선택을 받기에 부족했던 우리 당을 대표해 국민에게 사과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위원장은 총선을 100여 일 앞두고 비상대책위원장에 추대되며 여당의 키를 잡았다.

이번 총선 참패의 원인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국민적 불만으로 분석되는 만큼 계파색이 옅은 중진들이 위기 수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친윤계와 각을 세운 경험이 있는 중량급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대표적으로 이번에 서울 동작을에서 당선되며 5선에 성공한 나경원 전 의원과 경기 성남분당갑에서 4선에 당선된 안철수 의원이 차기 당권 후보로 거론된다.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나 전 의원은 20대 국회 당시 소수 야당의 원내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또 지난해 국민의힘 대표를 뽑는 3·8 전당대회 당시 친윤에게 압박을 받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은 당대표 출마를 고려했지만, 친윤계의 압박으로 최종적으로 고사했다. 당시 친윤계 초선들이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하는 연판장을 돌리는 등 대통령실과 친윤계는 나 전 의원을 집중적으로 견제했다.

당내 비주류 중진인 안 의원 역시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중심으로 한 친윤계의 비토 공세에 시달리다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두 사람 모두 국민의힘 험지로 꼽히는 수도권 지역구에서 생환한 만큼 당내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직 경남도지사 매치가 성사된 ‘낙동강 벨트’ 최대 격전지 경남 양산을 의석을 혈투 끝에 거머쥔 김태호 의원 역시 4선 중진이 된 데다 계파색이 뚜렷하지 않아 당내 영향력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 의원은 당의 지역구 재배치 요청을 수용해 험지에서 생환한 것도 플러스 요인이 될 전망이다.

당내 최다선인 6선 고지에 오른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과 5선에 성공한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 역시 중진 무게감이 있는 만큼 당내 역할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의 경우 총선 전부터 ‘수도권 위기론’을 역설하며 수직적 당정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요구해 오기도 했다.

반면 윤석열 정부 탄생 후 2년간 당의 주류로 활동해 온 친윤계는 이번 총선 참패를 계기로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당 사무총장을 지내고 총선 인재영입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까지 맡으며 핵심 친윤으로 활동해 온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의원은 3선을 달성하며 중진 반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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