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개봉 투표함에 봉인지 뗀 자국”…각지서 부정선거 소동

민소영 2024. 4. 1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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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4·10 총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 도중 투표함을 밀봉한 스티커가 훼손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개표참관인과 선거관리위원회 간에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제주도선관위 관계자는 "투표함 중 일부가 사전투표 때도 사용했던 것으로, 당시 봉인지를 떼고 남은 스티커 자국이 깨끗이 지워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본 개표참관인들이 오해해서 불거진 소동이고, 별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개표를 계속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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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투표가 끝난 뒤 이날 밤 제주시 개표소에 도착한 미개봉 투표함. 특수 밀봉 스티커인 봉인지 주변에 또 다른 봉인지를 붙였다가 떼어낸 흔적이 남아 있다. 류동현 촬영감독


제주에서 4·10 총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 도중 투표함을 밀봉한 스티커가 훼손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개표참관인과 선거관리위원회 간에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제주도 선관위 측은 "투표함을 재활용하면서 불거진 오해"라고 밝혔습니다.

■ 미개봉 투표함에 봉인지 떼어낸 자국…"미리 열어봤나?"

어젯밤(10일) 9시쯤 제주종합경기장 한라체육관에 마련된 제주시 개표소에서 아직 열지 않은 투표함에 '봉인지'를 떼어낸 자국이 있는 것을 놓고 "누군가 미리 투표함을 열어본 게 아니냐"는 의혹이 개표참관인 사이에서 제기됐습니다.

또 비슷한 시각 제주도 서귀포시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 마련된 서귀포시 개표소에서도 미개봉 투표함 10여 개에 남아 있는 봉인지 자국을 놓고 참관인들이 똑같은 이의를 제기하며 반발했습니다.

투표함 봉인지는 개표소에서 투표함을 열 때까지 이를 밀봉해 보관하는 용도로 쓰이는 특수재질 스티커입니다. 떼어내는 순간 특수 문양이 나타나 훼손 여부를 바로 알 수 있고, 떼어낸 뒤 다시 붙이는 등 재사용이 불가능합니다.

4·10 총선 투표가 끝난 뒤 이날 밤 제주시 개표소에 도착한 미개봉 투표함. 왼쪽 투표함과 달리 오른쪽 투표함은 특수 밀봉 스티커인 봉인지를 붙였다가 뗀 흔적이 남아 있다. 류동현 촬영감독


■ 선관위 "사전 투표함 재활용…스티커 자국 깨끗이 제거 못 해"

이에 대해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 측은 "일부 투표함을 재사용하면서 불거진 오해"라고 해명하고, 개표를 이어나갔습니다.

제주도선관위 관계자는 "투표함 중 일부가 사전투표 때도 사용했던 것으로, 당시 봉인지를 떼고 남은 스티커 자국이 깨끗이 지워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본 개표참관인들이 오해해서 불거진 소동이고, 별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개표를 계속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혹시라도 투표함을 누군가 미리 열어본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절대 발생할 수 없는 문제"라며 일축했습니다.

4·10 총선 투표가 끝난 뒤 제주종합경기장 한라체육관에 마련된 제주시 개표소에서 개표참관인의 참관 아래 사무원들이 투표지를 분류하고 있다.


제주도선관위 측은 "투표, 투표함 이송 등 전 과정에 참관인이 동행하므로 절대 투표함을 열어보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없다"면서 "이의 제기된 투표함들도 이날 투표가 끝난 후 제대로 봉인됐으며, 이를 지켜본 참관인이 '문제가 없다'고 확인해 사인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전국 각지에서 '봉인지 훼손' 논란…선관위 "정상 봉인 후 참관인 서명"

투표함 봉인지를 둘러싼 소동은 다른 지역 개표소에서도 벌어졌습니다. 이날 오후 8시쯤 경북 구미시 개표소에서 투표함에 봉인지가 뜯긴 흔적이 있는 것을 본 일부 참관인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또 경북 포항시와 충남 홍성군 지역 개표소에서도 봉인지를 붙였다 뗀 자국이 남은 투표함 여러 개가 발견돼, 개표가 다소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선관위 측은 '관외 사전투표'에서 썼던 투표함을 본 투표일에 다시 사용하는 과정에서 봉인지를 떼어낸 흔적을 완벽하게 제거하지 못해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습니다.

■ 관외 사전투표함은 투표 후 개수 확인 절차…각 지역으로 이송

사전투표는 관내와 관외를 구분해 치러집니다. 사전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찾은 사전투표소가 자신의 주민등록상 주소와 같은 관할구역이라면 '관내 사전투표'가 됩니다. 선거일에 투표가 이뤄지는 것과 같이 도장을 찍은 투표지를 그대로 투표함에 넣고, 투표가 끝나면 봉인지로 밀봉합니다.

반면, 자신이 방문한 사전투표소가 주민등록상 주소와 다른 관할 지역에 있다면 '관외 사전투표'로 구분되는데, 이 경우엔 도장을 찍은 투표지를 함께 받은 '봉투'에 담아 밀봉해 투표함에 넣습니다. 자신이 선거권을 행사한 투표지를 주민등록상 주소 관할 선관위로 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사전투표가 마감되면 관외 사전투표함은 정당·후보자 추천 참관인들이 참관하는 가운데 봉인지를 떼고 엽니다. 관외 선거인 투표자 수와 실제 투표함에 있는 관외 선거인 우편투표 수가 똑같은지 비교 확인한 뒤, 우체국으로 이송하기 위한 전용 상자에 넣어 다시 밀봉하는 절차를 밟습니다.

4·10 총선 투표가 끝난 뒤 제주종합경기장 한라체육관에 마련된 제주시 개표소에서 개표참관인의 참관 아래 사무원들이 투표지를 분류하고 있다.


선관위 측은 "투표가 끝난 후 참관인 감시 아래 투표함 내부를 확인하고, 특수 봉인지를 새로 붙인 것"이라며, 봉인지 탈부착 기록과 이 과정을 지켜본 참관인 서명 날인 기록을 근거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투표함 봉인지 '스티커 자국'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투표함을 재사용하면 또다시 오해가 불거질 여지가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해 제주도선관위 측은 "최대한 지울 수 있는 만큼 지웠으나 놓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서 전부 새 투표함을 쓸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대로 투표가 이뤄졌고, 투표함이 봉인됐고, 이를 본 참관인이 이상 없음을 확인한 후 서명을 한 건데, 이를 놓고 이의제기를 하신 상황"이라며 관련 의혹을 일축하면서도 개표가 모두 끝난 후 이번에 문제가 불거진 투표함 재사용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4·10 총선 투표가 끝난 뒤 제주종합경기장 한라체육관에 마련된 제주시 개표소에서 개표참관인의 참관 아래 사무원들이 투표지를 분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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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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