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신인' 할러데이 때문에 방출된 '베테랑' 캠프, "그래도 응원한다"…둘의 묘한 인연 화제

이상희 기자 2024. 4. 1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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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한국시간) 볼티모어에서 지명할당된 베테랑 내야수 토니 캠프)

(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202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1번으로 볼티모어의 지명을 받았던 '특급신인' 내야수 잭슨 할러데이(21)가 11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볼티모어는 11일 메이저리그 26인 로스터에 할러데이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베테랑 유틸리티맨 토니 캠프(33)를 지명할당했다. 향후 7일 안에 그를 원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으면 트레이드 하거나 방출할 수 있다.

캠프는 올 초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로 합류했다. 캠프에서 총 8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333, 1홈런 5타점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1.010으로 뛰어났다.

하지만 신시내티는 지난달 중순 캠프에게 '개막전 26인 로스터에 자리가 없다'는 걸 통보했고,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는 '옵트아웃(Opt-out)' 권리를 사용해 다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했다. 그리고 단 하루 만에 볼티모어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하며 기사 회생했다.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달 말 정규시즌이 개막한 뒤 캠프는 10일까지 총 5경기에 대타요원으로 투입됐지만 타율 0.000(9타수 무안타) 1득점으로 부진했다. 그리고 11일 '특급신인' 할러데이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볼티모어 '특급신인' 잭슨 할러데이)

기분이 썩 좋은 일이 아니지만 캠프는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통해 할러데이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하며 아울러 그와의 특별한 인연도 소개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캠프는 "2010년 가을이었다. 대학야구 3연전을 앞두고 있을 때 당시 우리팀 타격코치는 조쉬 할러데이였는데 그의 동생 맷 할러데이가 아들 잭슨을 데리고 우리팀 훈련장소를 방문한 적이 있다"며 "당시 어린 잭슨이 보여주었던 멋진 좌타자의 스윙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를 응원한다"고 적었다.

잭슨의 부친 맷 할러데이는 과거 세인트루이스-콜로라도-뉴욕 양키스에서 뛰며 올스타에 7번이나 선정됐던 메이저리그 대표 '거포'였다. 빅리그에서 15시즌이나 뛴 그는 통산 타율 0.299, 316홈런 1220타점의 대기록을 남겼다. OPS도 0.889로 뛰어났다.

(세인트루이스 시절의 맷 할러데이)

미국 텍사스주 출신으로 부친의 '야구 DNA'를 물려 받은 잭슨 할러데이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고3 시절 시즌 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685, 17홈런 79타점 30도루의 빼어난 성적을 올리며 아마추어 최대어로 손꼽혔다.

그 결과 그는 202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1번으로 볼티모어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당시 할러데이가 받은 계약금은 무려 819만 달러(약 111억원). 볼티모어가 그에게 거는 기대치가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22년 마이너리그 루키 레벨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할러데이는 그해 싱글 A까지 오르며 총 2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7, 1홈런 9타점 12도루의 성적을 올렸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는 무려 0.911이었다.

지난해에는 싱글 A에서 시즌을 시작해 트리플 A까지 오르며 총 125경기에 나와 타율 0.323, 12홈런 75타점 24도루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OPS도 0.941을 기록하며 마이너리그는 더 이상 그의 무대가 아님을 실력으로 입증했다.

(맷 할러데이(왼쪽)와 잭슨 할러데이 부자)

올 해 트리플 A에서 출발한 할러데이는 11일 빅리그에 데뷔하기 전까지 총 10경기에 나와 타율 0.333, 2홈런 9타점 1도루를 기록하고 있었다. OPS또한 1.077으로 뛰어났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할러데이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는 11일 보스턴을 상대로 가진 빅리그 데뷔전에서 4타수 무안타 1타점 2삼진으로 물러나며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수비에서도 플라이볼을 옆 동작으로 잡으려다 놓치는 등 긴장한 모습을 연출했다.

'특급신인' 할러데이가 다음 경기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신인에게 밀려났지만 성숙한 모습으로 자리를 내주고 떠난 베테랑 캠프의 행동에 팬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MHN스포츠 DB, 볼티모어 구단 홍보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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