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외교안보 밀착, 중러 정상회담 임박…'격랑의 한반도'

김인한 기자 2024. 4. 1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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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임기 3년, 정쟁 싸움만 하다간 '국가적 위기' 올 수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국을 국빈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담 중 악수하고 있다. / AFP=뉴스1


4·10 총선을 계기로 정국이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 지형도 급변하고 있다. 우선 미국과 일본이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 자위대의 권한 확대 등을 비롯한 국방·안보 협력에 나섰고, 중국과 러시아는 이르면 내달 정상회담에 나설 전망이다. 해외 정세 변화에 대한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외교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미국이 일본을 보호(protection)하는 관계를 끝내고 힘을 함께 투사(projection)하는 '미일 동맹시대'를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시다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양국은 국방·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군의 지휘·통제 구조를 현대화하고 군의 상호 운용성과 계획을 강화해 효과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미일 동맹이 수립된 이래 가장 중요한 (국방·안보 분야) 업그레이드"라고 했다.

美日 대만해협 공동 견제…日, 사실상 전쟁 가능한 국가로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하고 있다. 두 정상은 양국 군대의 상호운용성을 강화하는 등 국방·안보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AP=뉴시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영국·호주의 군사동맹인 '오커스'(AUKUS)에도 일본 참여를 공식화했다. 오커스를 통해 일본은 미국·호주와 미사일방어체계(MD) 등을 개발하고, 미국·영국과는 3국 군사훈련에 나서기로 했다. 미일은 일본의 AI(인공지능) 역량을 활용해 양국 군사협력도 한층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시다 총리를 치켜세우며 "(일본은) 남중국해를 포함한 '항해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를 옹호하고 대만 해협을 가로질러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굳건히 맞설 것"이라며 "우리 모두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한국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용감한 발걸음도 내디뎠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은 국가안보전략을 바탕으로 국방력을 강화하고 관련 예산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며 "미일 동맹의 억제력과 대응능력을 더욱 강화해야 할 시급성을 재차 확인하고 각각의 지휘통제체제 개선을 포함해 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상호운용성을 높이기 위한 국방·안보 협력 강화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일본 주변뿐 아니라 인도·태평양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미일이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국의 대만 침공 등과 같은 상황에서 향후 일본 자위대가 미군과 함께 참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본이 2차 대전 후 미국의 지침에 따라 제정된 평화헌법 체제에서 벗어나 사실상 전쟁에 참여할 수 있는 '정상국가'로 전환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 등에서 미중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미국과 함께 중국에 대한 군사적 견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푸틴, 이르면 내달 중국서 정상회담…방북 가능성도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장관이 9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의 이번 중국 방문은 푸틴 대통령의 국빈 방중을 사전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 AP=뉴시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일이 협력하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간 정상회담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등 수뇌부와 연달아 회동했다.

시 주석은 라브로프 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중국은 항상 중러 관계 발전을 중시하고 러시아 측과 긴밀한 양자 소통을 희망한다"고 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러시아 대외정책의 우선적 방침은 중국과 관계를 전면적으로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이번 중국 방문은 푸틴 대통령의 국빈 방중을 사전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외무부가 구체적 시점은 밝히지 않았지만 이르면 5월 방중할 것이란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임기가 내달 시작되는 점을 감안해 가장 먼저 중국과 정상회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푸틴 대통령의 방중에 이어 북한 방문 가능성도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북한 방문을 요청했고 푸틴 대통령도 이를 수락했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까지 방문할 경우 한미일 등 자유주의 진영과 북중러 등 권위주의 진영 간 대결 구도도 격화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기시다 총리는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는 일북 정상회담 노력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바이든 대통령도 "북한과 대화를 추구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긍정적인 일"이라고 화답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일본은 납북자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함으로써 국내 정치의 반등을 꾀하려고 할 것"이라며 "북한 입장에선 관심 없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일북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일 안보균열을 내는 외교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외교안보 전문가는 "국내 정치 갈등으로 나라밖 정세에 우둔할 경우 안보 위기에서 나라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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