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도박 관련 혐의 벗어날 듯...NYT ”前 통역사, 혐의 인정하고 형량 협상中”

배준용 기자 2024. 4. 1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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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사법당국 “전 통역사가 오타니 계좌 조작” 증거 확보한 듯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자신을 둘러싼 도박 논란 관련 혐의에서 벗어날 듯 하다. 불법 도박 및 절도 혐의로 논란을 일으킨 오타니의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최근 미 사법 당국에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형량을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 형량 협상은 사실상 자신이 모든 혐의를 인정했을 때 가능하기 때문에, 앞서 오타니가 “나는 미즈하라의 도박 사실을 전혀 몰랐고, 미즈하라가 내 돈을 훔쳤다”고 한 증언이 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2024시즌 MLB 개막전 ‘서울 시리즈’를 앞두고 지난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한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오른쪽)와 그의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 이후 도박 빚 논란이 불거지면서 다저스는 미즈하라를 즉각 해고했다. /정재근 스포츠조선 기자

11일(한국 시각) 미 뉴욕타임스(NYT)는 “오타니와 그의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도박 및 송금 관련 사건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 관계자 3명에 따르면, 미즈하라가 절도 등 자신과 관련된 모든 범죄 혐의를 인정하고, 그 대가로 형량을 낮추는 사전형량 조정 협상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미즈하라의 형량 협상은 사실상 이번 사건과 관련된 모든 혐의를 본인이 한 것임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서 오타니가 기자회견에서 “미즈하라의 도박 사실을 전혀 몰랐고, 미즈하라가 내 돈을 훔쳤다”고 한 말이 사실임을 입증해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논란은 LA다저스가 지난달 한국에 와서 MLB 경기를 했던 ‘한국 시리즈’ 도중인 지난달 21일에 벌어졌다. 당시 미 ESPN에서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돈을 훔쳐 다저스로부터 해고됐다고 보도했는데, 보도 내용에는 미즈하라가 ESPN의 취재과정 초반 “내가 도박에 빠져 막대한 빚을 졌고, 오타니가 내 빚을 일단 먼저 대신 갚아주는 과정에서 불법 도박업자에게 돈을 보냈다”고 했다가 이후 오타니 측이 “미즈하라가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하자 ”앞서 한 말은 다 철회하며, 오타니는 나의 도박 사실과 도박 빚 상환과 관련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을 바꿨다.

관련 기사가 취재되는 과정에서 다저스 구단 측은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돈을 훔치고, 오타니에게 거짓말을 해온 것으로 파악해 21일 새벽 미즈하라를 구단에서 해고했다.

이후 오타니와 다저스 구단 측은 “미즈하라가 오타니에게 거짓말을 하고 오타니의 계좌에서 몰래 돈을 훔쳐 도박업자에게 송금했다”고 주장했다.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사실은 물론, 오타니의 계좌에서 몰래 돈을 빼내 불법 도박업자에게 송금한 사실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입장이었다.

진실이 밝혀지기 전, 지난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 오타니의 기자회견에 동행한 미즈하라 잇페이 통역.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0

하지만 일각에선 “오타니 측의 주장은 개연성이 떨어진다”며 오타니가 불법 도박에 관여했거나, 미즈하라의 도박 빚을 대신 갚아준 뒤 언론 취재과정에서 문제를 인지하고 뒤늦게 말을 바꾼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었다. 오타니 측은 이에 대해 “오타니는 절대 불법 도박을 한 적도 없고 관여한 적도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관계자 3명을 인용해 “사건을 조사하는 검사들이 미즈하라가 450만 달러 이상을 오타니 계좌로부터 훔친 증거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은행 계좌의 설정을 조작해 송금 등의 거래가 이루어져도 오타니에게 어떠한 알람, 통지가 가지 않도록 할 수 있었다는 증거를 사법 당국이 확보했다고 한다.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 몰래 접근해 돈을 훔쳤다”는 오타니 측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한국 시리즈 도중 해고된 미즈하라는 행방이 묘연해 일각에선 “아직 한국에 숨어 있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NYT가 취재한 관계자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다저스로부터 해고된 뒤 한국에서 미 캘리포니아주로 입국했고, 입국하자마자 공항에 있던 법 집행관에게 붙들렸다고 한다. NYT는 “하지만 미즈하라가 어떤 얘기를 했는지 확인되지 않으나 법 집행관에게 곧바로 체포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미즈하라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화이트칼라 범죄 변호 전문가로 알려진 전직 연방 검사 출신 변호사 마이클 프리드먼을 고용해 사법 당국와 형량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NYT는 “지난 몇 주새 사건을 맡고 있는 사법당국 관계자들이 오타니와 미즈하라의 관계를 더 알아보기 위해 오타니와 여러 차례 면담 조사를 했다”고도 전했다.

아구계에선 “이번 보도를 통해 몇 주간 오타니를 둘러싼 불법 도박과 관련된 논란도 사실상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법당국이 증거를 확보했고, 미즈하라가 모든 혐의를 자신이 한 것으로 인정한 터라 오타니가 불법 도박을 했거나 불법적인 송금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현격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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