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리 최악은 피했지만…KIA 한 달 만에 부상자만 7명, 단독 선두인데 시련의 연속이다
[스포티비뉴스=광주, 신원철 기자] 3월 17일 나성범, 3월 27일 황대인, 4월 1일 임기영, 4월 7일 박찬호, 그리고 4월 10일 이의리 박민 윤도현. KIA 타이거즈는 한 달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7명의 부상 소식을 전했다.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선수들이거나, 상위 지명을 받은 유망주들이다. 10승 4패로 올해 최소 경기 10승 선착과 함께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연이은 부상 발생은 분명 달갑지 않은 일이다.
KIA는 1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5-4 역전승을 거두며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NC 다이노스, SSG 랜더스와 같은 날 10승 고지를 밟았는데 경기 수는 KIA가 14경기로 가장 적다. 우승 후보라는 평가 그대로 시즌 초반부터 순항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하루에만 부상 선수가 3명이나 늘어나면서 이범호 감독은 또다른 시험대에 놓였다.
먼저 이의리가 2회 1사 만루에서 팔꿈치 불편감을 호소해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55구를 던진 뒤 1⅓이닝 5피안타 4볼넷 1탈삼진 3실점에서 경기를 마쳤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의리는 큰 통증을 느껴서는 아니고, 약간 불안한 느낌이 있어 벤치에 신호를 보냈다고 한다.
경기 후 구단 측은 "이의리는 좌측 주관절 굴곡근 염좌 진단을 받았고 휴식 차원에서 1군 말소 예정이다. MRI 촬영 필름을 갖고 다른 병원에서 크로스체크할 예정이다. 1군 복귀 시점은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인대 쪽에 문제가 발견되지는 않아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지만 관리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이의리는 10일 경기에서 직구 구속이 시속 153㎞까지 나왔다. 빠른 공이 팔에 부담이 될 수 있다.
6회에는 박찬호 대신 유격수로 선발 출전하고 있던 박민이 펜스를 인식하지 못하고 전력질주하다 사고가 벌어졌다. 6회초 선두타자 신민재 타석에서 3구째가 파울 지역에 떠올랐는데, 박민이 이 공을 끝까지 따라가다 돌출 관중석(서프라이즈존) 펜스를 미처 보지 못하고 충돌했다. 구급차가 들어와 박민을 이송했다.
구단 관계자는 "박민의 부상 부위는 왼쪽 무릎이다. 구단 지정병원으로 이동했고 검진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경기 후에는 "박민은 왼쪽 무릎 광근 부분 손상으로 3주 재활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열린 퓨처스리그 경기에서는 유망주 내야수 윤도현까지 골절상을 입었다. 윤도현은 잔류군에 있다 9일부터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하기 시작했는데 복귀 후 두 번째 경기에서 다시 공백기를 갖게 됐다. 10일 상무전에 3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2안타를 기록했지만 다시 자리를 비우게 됐다.
KIA 구단 관계자는 "윤도현이 10일 상무전에 출전했다가 주루 플레이 도중 슬라이딩을 하다 중지와 약지를 다쳤다. 검진 결과 왼손 중수골 골절 소견을 받았다. 11일 서울 마이크로의원에서 재검을 받고 필요하면 바로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시범경기 기간부터 시작된 부상 악몽이 계속되고 있다. KIA는 나성범이 지난달 17일 경기에서 주루 플레이를 하다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해 18일 병원 검진을 받았다. 개막 후에는 주전 1루수 탈환을 노리던 황대인이 27일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황대인은 28일 1군에서 말소됐다. 4월 1일 월요일에는 불펜 핵심자원인 임기영이 왼쪽 내복사근 미세손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박찬호는 지난달 31일 몸에 맞는 공 여파로 허리 쪽 통증을 안고 버티다 7일 경기를 앞두고 휴식 차원에서 퓨처스 팀으로 내려갔다.
이범호 감독은 박찬호까지 부상으로 빠진 9일 경기를 앞두고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 모든 팀이 비슷한 기량을 갖췄다고 본다. 그날그날 선수들의 컨디션이 중요하다"며 다시 한 번 컨디션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10일 하루에만 3명이 전열에서 이탈했다. 특히 박찬호에 이어 유격수를 맡아줄 선수가 2명이 빠진 점이 뼈아프다.
최소 경기 10승으로 단독 1위를 지킨 가운데 남아있는 선수들은 부상으로 빠진 이들을 걱정했다. 박민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뛰었을지 동료 선수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서건창은 10일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활약상에 대한 얘기를 하기에 앞서 "(박)민이 영상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같은 내야수로서 그 플레이가 절대 쉽지 않고, 진짜 두려움 없이 달려가다가 생긴 일이라는 것을 안다. 그런 면에서 마음이 조금 그렇다. 많이 안 다쳤으면 좋겠다"고 후배를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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