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과연 불이 자주 날까?···그렇지는 않지만···
최근 몇 년간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전기화 화재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졌다.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에서 불이 나 대형 화재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전용 진압 시설이나 장비가 시장에 선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정말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보다 불이 더 자주 날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주정차 상태에서 화재가 나는 비율은 내연기관 차량보다 2배 가량 높았다.
11일 소방청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72건으로, 9명이 부상을 당했다. 반면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3736건이 발생해 31명이 사망하고 137명이 부상을 당했다.
내연기관 차량의 화재 건수나 인명피해 규모가 전기차보다 큰 건 보급된 차량의 숫자가 전기차에 비해 내연기관 차량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발생 비율로 따지더라도 전기차의 화재 발생 빈도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높지 않았다.
국토교통부의 국내 자동차 등록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전국의 내연기관 차량 누적 등록 대수는 2518만9000대(휘발유차 1231만4000대, 경유차 950만대, LPG차량 183만3000대, 하이브리드 차량 154만2000대)였다. 이를 화재 발생 건수에 대입하면 화재 사고 발생 비율은 0.013%다.
반면 전기차의 경우 누적 등록 대수는 54만4000대로, 화재 발생 비율을 계산하면 0.013%였다. 사실상 내연기관 차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오히려 전기차의 화재 발생 비율이 근소하게 더 낮았다.
다만 전기차 화재의 경우 화재 진압 자체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더 어렵다. 배터리 소재 자체가 불이 잘 꺼지지 않는 특성을 갖는데다 단단하게 밀봉된 셀 내부에 탑재돼 있어 소화용수 등이 잘 닿지 않기 때문이다.
또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차량 화재 발생 장소를 비교하면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주차장이나 공터에서 발생한 화재가 전체의 26%인 반면, 전기차의 경우 주·정차 중이거나 충전 중에 발생한 화재의 비율이 전체의 48%에 달해, 주차된 상태에서 배터리 화재 발생 위험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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