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희비' 갈린 논란 주역들…양문석 웃고 장예찬 울었다

김주훈 2024. 4. 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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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텃밭' 저력 확인한 양문석·김준혁…공영운은 '좌절'
무소속은 넘지 못한 '보수 텃밭'…장예찬·도태우 결국 '패배'
'막말 대전' 김준혁 vs 이수정…2000표 차이로 '운명' 갈렸다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4·10 총선에서 여야 격전지보다 관심을 끌었던 막말·아빠찬스 등 여러 논란이 불거진 지역구에서 여야 희비가 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압도적인 '정권 심판론'에 힘입어 선방했지만, 보수 정당 후보들은 고배를 마셨다.

22대 총선에 출마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의 홍보 현수막 [사진=김주훈 기자]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던 후보들의 지역구(경기 안산갑·수원정·화성을·부산 수영구·대구 중남) 당선 윤곽이 드러났다. 이들 후보들은 총선 내내 막말과 편법 대출, 아빠찬스 등 논란을 끌고 다니며 당에 부담을 안겨줬지만, 막상 투표함을 열자 환호성이 터진 것은 민주당이었다.

◇ 역시 '민주당 텃밭'…논란에도 '당선' 거머쥐어

이번 총선 동안 민주당의 골칫거리는 경기 안산갑 양문석·수원정 김준혁·화성을 공영운 후보가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공 후보를 제외한 양문석·김준혁 후보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출마 지역구가 민주당 텃밭인 탓에 무난하게 당선을 거머쥐었다.

먼저 양 후보는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해 "매국노는 매국노라고 불러야 한다"라는 칼럼을 쓴 것으로 드러나면서 막말 논란이 불거졌다. 대국민 사과로 위기를 모면한 것도 잠시, 자녀 명의로 대구 수성 새마을금고에서 약 11억원을 사업자금 명목으로 대출받아 대부업체 대출금을 충당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재산 축소신고'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곤욕을 치렀다.

김 후보도 막말 논란도 당의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된 바 있다. 과거 유튜브 방송에서 '김활란 이화여대 총장이 미군정 시기에 학생들을 미군 장교에게 성상납시켰다'라는 발언이 드러나자, 여성계는 물론 이화여대 측에서도 후보 사퇴를 압박하면서다. 김 후보도 결국 대국민 사과를 하며 논란 진화에 나섰지만, 여성 표심을 흔들 가능성이 높았던 김 후보의 발언은 당이 재차 사과를 압박할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었다.

공식 선거운동 내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집중 견제를 받았던 공 후보의 논란도 당 입장에선 만만치 않은 논란이었다. 현대차 임원 출신인 공 후보는 '내부정보 활용' 의혹을 비롯해 아빠 찬스 논란까지 터지면서 이 대표와 여당에 '부적격 후보'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경쟁자였던 이 대표는 "부모찬스의 실증 사례인 공 후보가 앞으로 교육에 관심 많은 동탄에서 무슨 교육 철학을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느냐"며 논란을 부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차 인재영입식에서 영입인재인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공 후보를 제외한 양문석·김준혁 후보는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논란에도 불구하고 22대 국회 입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들 지역구가 모두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될 정도로 진보세가 강한 것이 당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양문석·김준혁 후보가 출마한 지역구인 안산갑과 수원정은 각각 전해철·박광온 의원이 3선을 지낸 곳으로 여당 입장에선 '불모지'로 평가된다. 공 후보 출마 지역구인 화성을도 민주당 출신 이원욱 개혁신당 의원의 지역으로 진보세가 강한 곳으로 꼽히지만, 이 대표의 이 의원과의 '원팀 유세'와 전국적 인지도에 밀려 낙선한 것으로 보인다.

◇ '막말 논란'에 공천 취소…'불복의 드라마'는 없었다

민주당과 달리, '막말 논란' 여파를 직격으로 받아 낙선한 후보도 있다. 국민의힘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장예찬(부산 수영) 후보와 도태우(대구 중·남구) 후보가 대표적이다. 이들 후보들은 여당의 견제에도 '완주' 의지를 드러냈지만, 국민의힘과 민주당 후보와의 3파전에서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전 청년최고위원이 지난달 18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 최소 결정에 대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2024.03.18. [사진=뉴시스]

우선 장 후보는 과거 '난교 발언'을 비롯해 과거 SNS상에 남긴 혐오성 발언이 추가로 드러나 문제가 됐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달 16일 장 후보의 공천을 전격 취소하고 정연욱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을 공천했다. 하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한 장 후보는 자신이 '친윤'(친윤석열)계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며 정 후보에 단일화를 압박하기도 했다. 당초 국민의힘 후보였을 당시 다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우세했던 만큼, 무소속 간판에도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장 후보는 보수 정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부산에서 유동철 민주당 후보보다 30%p 낮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고배를 마시게 됐다.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논란을 빚어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변호사도 보수 정당 텃밭인 대구에서 허소 민주당 후보보다 낮은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역전 드라마'를 보여주지 못했다. 탄핵 정국 이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단으로 활동하는 등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로 분류되지만, 낮은 인지도와 함께 무소속으로 살아남기 어려운 보수 정당 텃밭 분위기가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875원 대파' 발언 논란을 옹호하다 역풍을 맞은 이수정 수원정 후보도 고배를 마시게 됐다. 다만 소위 '막말 대결'로 평가되던 수원정 선거는 이 후보가 선전했다는 평가도 있다. 앞선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 박광온 후보와 홍종기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 간 격차는 19.47%p(2만6972표)로 민주당 텃밭이라는 점을 증명한 바 있다. 하지만 김준혁 민주당·이수정 국민의힘 후보 간 격차는 2377표차로 최종 집계되면서, 격전지로서의 위엄을 증명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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