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에 밀렸던 타격왕, 그리고 다시 맞이한 새 시즌…삼성 캡틴 구자욱, 6타수 6안타로 다시 정상에 도전장

김하진 기자 2024. 4. 1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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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자욱. 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난 시즌 삼성 구자욱(31)은 NC 손아섭과 타격왕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3리 차이로 이 부문 2위에 머물렀다. 손아섭의 타율은 0.339, 구자욱은 0.336이었다.

구자욱은 아쉬워하지 않았다. ‘더 간절한 사람이 가져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손아섭은 앞서 두 차례나 타격왕을 눈 앞에서 놓쳤다. 지난 시즌 삼세번만에 고대하던 타격왕을 거머쥐었다. 출전 경기 수도 손아섭이 140경기, 구자욱이 119경기로 차이났다.

그러나 이제는 구자욱이 더 간절해졌다.

구자욱은 올시즌 삼성의 주장을 맡았다. 팀도 모처럼 반등을 꿈꾸는 시즌을 맞이했다.

삼성은 비시즌 동안 부단히 약점을 보강하기 위해 노력했다. 김재윤, 임창민 등 외부 자유계약선수(FA)를 데려오면서 뒷문을 단단히 하기 위해 힘썼다. 이런 구단의 움직임은 선수단에게 다음 시즌 도약하고자하는 메시지로 전달됐다.

삼성 구자욱. 삼성 라이온즈 제공



구자욱이 이를 모를리 없었다. 그는 비시즌 동안 “차근차근 올라가는게 더 순서다. 1위를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욕심이고 개인적으로 인정할 건 인정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경험치를 쌓아서 점점 좋아져야한다는 마음이 있다”고 바람을 표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는 달리 삼성은 시즌 초반 하위권을 달렸다. 개막 2연전에서 연승하며 돌풍을 일으키는 듯 했으나 이후 8연패에 빠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시 반등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 5~7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작성했다.

무대를 부산 사직구장으로 옮긴 삼성은 9~10일 롯데를 상대로 2경기 연속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특히 10일에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10-7로 승리하며 기나긴 경기 후 승리의 단맛을 봤다.

구자욱은 10일 경기에서 팀 승리에 크게 기여한 선수 중 하나였다. 이날 구자욱은 6회 우월 투런포를 포함해 6타수 6안타를 쳤다. 타석에 나갈 때마다 안타를 뽑아냈다.

단순히 안타를 뽑아낸 데 그친 게 아니라 4타점에 3득점까지 올렸다. 6안타를 치는 선수가 있는데, 삼성이 질 수가 없었다. 한 경기 6안타는 역대 공동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최근 기록은 2022년 5월26일 두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대전 한화전에서 달성했다.

구자욱은 원래 타격 자세에 조금이라도 미세한 변화가 생기면 민감해하는 편이었다. 그는 “예민함을 좀 내려놓기도 했고 복잡하게 생각 안 하려고 하니까 좋은 결과가 나왔다. 가장 편안한 자세를 생각했다”고 했다.

이런 깨달음을 바탕으로 올시즌에도 계속 비슷한 타격 자세를 취했다. 그러다보니 6안타라는 기록도 나왔다.

삼성 구자욱. 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번에도 구자욱은 비슷한 대답을 내놓았다. 그는 “치다 보니 6안타라는 기록이 나왔다. 타석에서 비슷하면 치고 나오자는 생각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쳤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구자욱은 유독 사직구장에서 강했다. 개인 통산 사직구장 성적은 타율 0.377로 홈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0.330)보다 더 높은 타율을 자랑한다. 동료들도 구자욱에게 “여기 사직이야”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북돋아준다. 구자욱도 “나 또한 사직에서 강한 걸 알고 있다”며 웃었다.

하지만 한 경기의 결과는 그날로 잊기로 했다. 그는 “6안타라는 기록은 머릿속에서 지우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라고 바로 냉정함을 찾았다.

또한 주장으로서도 팀 전체 분위기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젊은 선수들에게 투지있는 모습을 주문했는데 분위기를 잘 살려주고 있고, 팀 전체적으로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후배들의 자신감도 북돋았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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