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벤치서 주목하는 65, 5, 2···류현진의 ‘3전4기’ 가를 숫자들
돌아보면, 한화로서는 아픈 경기였다. 지난 5일 고척 키움전에서 4-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한 것을 시작으로 흐름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까지 5연패를 했다.
다만 개막 이튿날부터 7연승을 달린 덕분에 여전히 승률 5할에서 ‘+1’ 레이스를 하고 있다. 류현진 차례가 다시 돌아왔다. 류현진은 11일 잠실 두산전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두산과의 주중 시리즈 최종전은 한화 초반 레이스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연패를 벗어나야 하고, 류현진은 국내 복귀 뒤 4경기만에 첫 승 획득으로 반등하려는 날이다. 류현진으로서는 ‘3전4기’에 나서는 경기이다.
관전포인트가 선명한 경기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앞서 3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 8.36으로 부진했다. 무엇보다 경기별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스탯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 류현진의 반등과 한화의 반전을 이끌 숫자들이 보인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그 숫자에 담긴 내용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11일 두산전을 풀어갈 계획도 밝혔다.
■65구
류현진은 지난주 키움전에서 4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했지만 5회 집중 8안타를 내주며 무너졌다. 내야수 옆으로 흐르는 ‘코스 안타’가 잇따라 나오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지만, 5회 들어 정타가 되는 타구가 갑자기 늘었다. 류현진은 그날 81구를 던졌는데 4회까지 투구수가 57개였다. 5회 투구수 60개가 넘어가면서 페이스가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안타로 연결된 로케이션 대부분이 복판으로 몰린 것도 확인된다.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의 단순 체력 문제가 아닌 투구수 적응을 관건으로 봤다. 일종의 ‘경기 스태미너’로 등판 횟수가 늘어나면서 개선될 대목으로 봤다. 류현진은 토론토에서 뛰던 2022년 팔꿈치 수술 이후 지난해 8월 복귀한 뒤 메이저리그에서 11경기를 던졌지만, 투구수 90개를 넘기지 않을 만큼 관리를 했다. 연장선상에서 정상 궤도로 오르는 과정을 여전히 밟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5회
류현진은 투구수 50~60개까지는 명성 그대로 견고한 피칭을 하고 있다. 대략 4이닝 정도로 전체 타순이 두 차례 도는 구간이다. 이 구간이 지나면 대략 5회 문턱이 된다. 5회는 선발투수의 승패를 가르는 기준점. 한화 벤치는 리드 여부에 따라 5회 흐름을 섬세하게 살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베테랑 중 베테랑인 류현진 스스로 생각을 환기하며 이번 등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2번째 투수
류현진을 이을 두 번째 투수 역할도 커질 수 있다. 리드하는 상황에서 5회 류현진 같은 간판투수를 내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갑자기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불펜진을 서둘러 준비시키는 것도 보편적 판단은 아니다. 지난 5일 고척 키움전이 그랬다.
한화는 벤치는 류현진의 4번째 등판 경기에서는 이 대목을 조금 더 유연하게 접근하기로 했다. 최원호 감독은 “상황에 맞춰 불펜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흐름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고려해 조금 더 서둘러 2번째 투수를 투입할 수 있는 대비도 하겠다는 뜻이었다.
돌아온 류현진을 맞는 두산 타선의 대응법도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앞서 키움 타자들은 류현진의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은 것을 고려해 초구부터 적극적인 타격을 했고, 경기 중반 기대했던 결과를 만들었다. 류현진부터 지난 데이터를 참고로 볼배합의 변화를 가져갈 수 있는 등판인 가운데 두산 타자들이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그 또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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