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총선 충격에 코스피 2660선 후퇴···원·달러 환율 급등
4·10 총선 다음날인 11일 코스피가 급락세를 보이며 장중 2660 선까지 후퇴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진데다 범야권의 총선 압승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여파로 분석된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9.76포인트(1.47%) 내린 2665.40으로 출발했다. 이후 낙폭을 다소 만회하며 오전 10시10분 기준으로 코스피는 2686.32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가 27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0일 이후로 처음이다. 이날 장은 개인과 외국인이 순매수세를 보이는 반면 기관은 순매도세를 보이며 하락장을 주도하고 있다. 코스닥도 8.53포인트(0.99%) 내린 850.80에 개장하며 부진했다.
코스피가 급락세를 보인 것은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돌며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기 때문이다. 3월 CPI는 전월대비 0.4%, 전년동기대비 3.5% 상승해 시장의 예측치(0.3%, 3.4%)를 상회했다. 주거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휘발유 가격이 오른 여파다.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도 차갑게 식었다. 미 국채 10년물의 금리가 5개월만에 4.5%(4.561%)를 넘겼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0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95%), 나스닥지수(-0.84%)가 일제히 하락했다.
달러는 강세를 보이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1원 오른 136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1365원은 장중 고점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1월10일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강달러와 뉴욕 증시 부진에 더해, 총선에서 범야권이 190석에 가까운 의석을 차지하며 밸류업 프로그램의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정책의 모멘텀 상실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5월 이후 밸류업 정책은 예정대로 이어지겠지만 주가를 부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달러 강세, 금리인하 지연으로 소재, 산업재의 반등은 다소 약화될 수 있고, 증시 전반도 조정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업(-3.19%, 10시30분 기준)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국제 유가가 오를 가능성이 커진데다 국내 증시에선 오를대로 오른 원·달러 환율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3월 CPI 쇼크로 인한 국채 수익률 급등과 환율 상승은 부담이 될 전망”이라며 “투자자들로 하여금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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