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으면 성공” 염갈량도 인정한 KIA 31세 특급에이스…현란한 스위퍼보다 ‘이것’에 주목[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상대 선수지만…KBO리그에서 성공 기준치에 들어간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제임스 네일(31, KIA 타이거즈)이 아프지 않으면 KBO리그에서 에이스로 성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네일이 2023시즌 에릭 페디(31, 시카고 화이트삭스)처럼 KBO리그를 집어삼킬 수준이 될 것인지까지는 얘기하지 않았지만, 일단 KIA의 1선발로 성공할 것이라고 사실상 확신했다.
염경엽 감독은 외국인선수 스카우트 출신으로서 선수에 대한 안목이 아주 빼어나다. 그가 경험을 토대로 분석한 KBO 신입 외국인투수의 성공조건은 세 가지다. 건강하다는 전제 하에 구위, 제구력, 결정구. 아무리 외국인선수라고 해도 이 세 가지를 갖추기 위해 기량을 갈고 닦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일은 3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0.47이다. 피안타율 0.233에 WHIP 0.89다. 아직 표본은 적지만 곳곳에서 강렬함이 감지된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146.9km. 매 경기 최고 149~150km을 찍는다. 여기서 구위와 스피드는 합격.
제구력도 좋다. 19이닝을 던졌는데 볼넷 없이 사구만 1개를 기록했다. 투심, 스위퍼, 체인지업, 커터, 커브를 섞는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은 커맨드를 동반한다. 여기서 제구도 합격. 투심이라는 결정구에 스위퍼까지 있으니 결정구가 둘이나 된다. 합격이다.
염경엽 감독은 “보통 투심 투수는 볼넷이 많다. 공의 움직임이 심하니까. 던지고 나서의 움직임은 컨트롤 할 수 없다. 그런데 네일은 일단 볼넷이 없다. 제구력이 완벽하지 않지만,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을 정도로 좋다. 그리고 우타자에게 60% 이상 가져가는 싱커가 있다. 150km로 던질 수 있다. 아프지 않은 이상 성공 가능성이 높다. 성공 기준치에 들어간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위퍼를 얘기했다. 염경엽 감독은 “거기에 스위퍼라는 좋은 구종이 있다. 스위퍼도 스트라이크로 던지는 제구력이 있다. 충분히 KBO리그 1선발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무조건 받을 수 있다”라고 했다.
네일의 스위퍼는 사실상 슬러브와 함께 구사한다. 우타자에겐 일반적인 스위퍼(몸쪽에서 바깥으로 빠져나가는)를 구사한다. 그런데 좌타자에겐 바깥쪽에서 몸쪽으로 들어오는 폭이 좁다. 움직임이 적고 종으로 꺾인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이 중계방송을 통해 슬러브라고 한 이유다. 스피드, 움직임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으니, 스위퍼도 그냥 하나를 구사하는 게 아닌 셈이다.
KBO리그 타자들은 대체로 여전히 스위퍼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진다. 하물며 네일은 스위퍼로 변형까지 하니 타자들이 더욱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커맨드가 떨어지면 골라내면 그만인데, 네일은 스위퍼로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는다.
중요한 건 네일이 스위퍼를 작년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권유로 익히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 2월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에서도 KBO리그에서의 성공을 위해 연습 또 연습했다. 이 지점이 염경엽 감독의 성공한 외국인투수의 조건과 딱 맞아떨어진다.
염경엽 감독은 “신입 외국인투수가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성공한 케이스는 없다. 다 망가지지. KBO리그 타격이 컨택, 힘을 따질 때 수준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성공률이 30%를 안 넘어간다. 일본은 더 떨어진다. 변화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피치디자인, 구종 변화 및 개발, 제구력 향상 등을 이뤄야 야구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새로운 도전(메이저리그)도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KBO리그에 오는 외국인투수라면 메이저리그에 갈 정도의 능력은 아니다. 그러면 기량 업그레이드가 필요한데, 마침 KBO리그 타자들 수준이 만만찮다. 이 현실을 빨리 받아들이고 업그레이드하는 투수가 성공한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네일은 또 한번 합격이다. 스위퍼와 체인지업을 계속 연습 중이다.
염경엽 감독은 “네일은 절대 공략하기 쉽지 않은 투수다. 타자들이 연속안타를 칠 확률이 떨어진다. 안타를 3~4개 정도 연속으로 맞을 투수는 아니다. 스위퍼만 아니라 투심도 움직임이 엄청 좋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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