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클락 때문에 투수들 부상 증가" 난리난 미국…KBO리그는 괜찮을까[SC핫이슈]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최근 투수들의 부상이 급증한 원인이 '피치클락' 때문이라는 선수 노조의 주장 때문에 메이저리그가 시끄럽다. KBO리그도 내년 정식 도입을 선언한 상황에서 고민해볼 만한 지점이다.
토니 클라크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 사무총장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 "선수들의 만장일치 반대와 건강과 안전에 대한 중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MLB 사무국은 지난해 12월 단지 1시즌 만에 피치클락 시간을 더 단축했다. 그 영향으로 인한 투수들의 회복 시간 부족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걱정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메이저리그 야구 경기와 가장 귀중한 자산인 선수들에 대한 전례 없는 위협"이라는 내용의 성명문을 발표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부상은 실제로 늘어나고 있다. 미국 'CBS스포츠'에 따르면, 2021년 이후 평균자책점 상위 10위(최소 40경기 이상 등판)에 포함된 선발 투수 10명 중 8명이 현재 부상자 명단에 들어있거나 재활 중이다.
1위=저스틴 벌렌더(휴스턴)=어깨 통증 이후 재활 중
2위=브랜든 우드러프(밀워키)=어깨 수술로 시즌 아웃
3위=클레이튼 커쇼(다저스)=어깨 수술로 전반기 아웃
4위=맥스 프리드(애틀랜타)=건강함
5위=드루 라스무센(탬파베이)=토미존 수술로 후반기 출장 예상
6위=맥스 슈어저(텍사스)=허리 수술로 전력 이탈
7위=오타니 쇼헤이(다저스)=지난해 팔꿈치 수술로 올 시즌 투수 시즌 아웃
8위=워커 뷸러(다저스)=토미존 수술 후 재활 중
9위=코빈 번스(볼티모어)=건강함
10위=셰인 맥클라나한(탬파베이)=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
2023시즌부터 메이저리그가 정식 도입한 '피치클락'은 첫 시즌 주자 없을 때 15초, 주자가 있을때 20초 내에 공을 던져야 한다. 투수들의 과도한 루틴이나 긴 사인 교환 등 경기를 느슨하게 만드는 방해 요소들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메이저리그는 경기 시간 단축 효과를 봤고, 2024시즌을 앞두고는 주자 있을 때 피치클락 제한 시간을 20초에서 18초로 2초 더 줄였다. 지난해 시즌 초반에 비해 9월 평균 경기 시간이 7분 늘어나자 더 과감한 선택을 했다.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는 처음부터 반대했다. 피치클락이 투수들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크게 주는데다 이것이 곧 부상으로 이어진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사무국은 클라크 사무총장의 성명문 이후 반박 성명문을 내 "선수 노조는 구속 증가, 공 스핀 증가가 팔 부상에 더 높은 상관 관계가 있다는 것을 무시하고 있다. 아무도 투수들이 부상 당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MLB는 이런 증가 원인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의학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피치 클락 도입이 투수들의 부상 증가와 연관이 없다는 존스 홉킨스 대학의 연구 결과와 같은 결론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무국도 인정한대로,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급증한 핵심 투수들의 줄부상은 고민의 핵심이다.
이에 대해 사무국은 "투구 메커니즘과 평균 구속 증가, 스위퍼 등 부상 위험이 높은 구종 구사"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고, 선수 노조는 "피치클락 등 과도한 규제"를 원인으로 지목하며 팽팽히 맞서 있다.
투수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현재 팔꿈치 염증 증세로 5월 말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뉴욕 양키스 게릿 콜은 최근 'ESPN'과의 인터뷰에서 "피치클락의 진짜 영향을 확인하려면 최소 5년은 필요하다. 확실한 것은 피치클락이 투수들의 건강 상태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선수들의 부상 방지가 양측(선수와 사무국) 모두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요소"라며 사무국의 논조를 비판했다. 이어 "어떤 규정이든 적응하는데 필요한 요소들이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다치고 있는데, 피치클락이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하는 것은 정확한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피치클락 때문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구속, 스핀, 투구폼 등과 함께 존재하는 변수임에는 틀림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를 수술한 오타니도 "확실히 부담은 늘고 있다. 그것 만은 틀림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피치클락이 줄어든 것이 얼마나 투수에게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증거는 없지만 스스로의 감각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신의 최고의 피칭을 계속 해야 하기 때문에 피치클락은 확실히 몸에 부담을 증가시킨다고 생각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벌렌더 역시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일단 투구 트렌드 자체가 달라졌다. 모두가 있는 힘껏 최고의 공을 던진다. 100마일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투수에게 어떻게 빨리 던지지 말라고 이야기할 수 있나"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KBO리그는 '피치클락'을 올해 시범 운영, 내년 정식 도입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각 구단마다 시계는 부착된 상태다. 또 실시간으로 피치클락을 위반하는 투수, 타자의 기록이 카운트 되고는 있지만 시범 운영인만큼 페널티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위반 선수가 매 경기 수 차례씩 나올 정도로 빈번하다.
투수들은 "시범 운영이라고는 해도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솔직히 신경이 쓰이기는 한다"고 이야기 한다. 반대로 타자 위반 횟수도 예상보다 훨씬 많아서, 다음 시즌 타자들 역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올 시즌 1군에서 곧바로 시행된 ABS(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까지 더해졌다. 현재 각팀 배터리와 코칭스태프, 타자들은 경기 초반 '그날의 ABS 존' 파악에 정신 없이 바쁘다. 시범 운영인 피치클락에 상대적으로 많은 신경을 쓰기 힘든 이유다.
미국과 다소 다른 KBO리그의 상황은 훨씬 더 선수층이 얕다. 특히 투수의 평균적인 수준 격차가 상당히 크다. 이런 상황에서 피치클락 정식 도입을 앞두고 우려가 생기는 것도 당연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주장대로, 아직까지는 피치클락이 선수들의 부상으로 직결된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 의료계 견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또 반대 입장을 생각해보면, 선수노조의 주장대로 피치클락이 도입된지 아직 만 1년에 불과하고 명확한 인과관계를 확정짓기는 위험하다. 또 누구보다 자신의 신체 리듬과 밸런스에 예민한 선수들 스스로 피치클락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면 그 목소리 역시 귀담아 들을 필요는 있다.
최근 프로야구 최대 화두는 경기 시간 단축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선수들의 극렬 반대를 무릅쓰고 피치클락 시간을 더 단축한 것도 경기 시간 단축으로 인한 관중 유입 효과가 더 크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KBO리그도 이런 흐름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중대한 규정 변화일 수록 오랜 검증을 거쳐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같이 볼일 보자” 지퍼내린 시부, 충격 성희롱..며느리는 극단선택 결심…
- '백발+흰 수염' 70세 성룡, 급노화→건강이상설에 "나이듦은 행운..걱…
- “아니. 나훈아가 집 공개를?”..‘마당에 2개의 대저택’ 집주인 누구?…
- [SC리뷰] 간미연 "몽골 대통령에 받은 땅 5천평…지금은 종이쪼가리 됐…
- '선우은숙 이혼' 유영재, 양다리 이어 삼혼 의혹.."女골프선수 있었다"…
- 지드래곤, '조카 바보' 어깨 올라가는 온가족 지원사격...조카도 'PO…
- [SC이슈] "세상이 억까" 이홍기, 최민환 빠진 첫 공연서 '피의 쉴드…
- [SC이슈] 박수홍♥김다예, 백일해 논란 사과에도 갑론을박 "'슈돌'은 …
- "40대 안믿겨" 송혜교, 핑클 이진과 또 만났다..주름하나 없는 동안 …
- 쯔양 '전 남친 착취 폭로' 그후 겹경사 터졌다 "1000만 다이아 버튼…